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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532명이 운집한 그라운드는 아쉬움에 젖은 탄성이 물결쳤다.
슈틸리케호가 24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7차전 레바논과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새로운 역사를 연출했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9월 3일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 라오스전부터 이날 레바논전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승리했다. 1978년 함흥철 감독과 1989년 이회택 감독이 세운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와 타이를 이뤘다. 27일 태국에서 벌어질 태국과의 친선경기까지 무실점 승리를 거두면 역대 1위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사실 레바논전 결과는 대세에 지장이 없었다. 한국은 이미 G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2차예선의 종착역인 레바논전은 무결점을 향한 도전이었다. 다행히 경기 종료 직전 그 고지를 정복했다. 슈틸리케호는 7전 전승, 24득점-무실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1차 관문도 미소로 막을 내렸다.
물론 과제도 남았다.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 골이 터졌지만 녹록지 않은 슈틸리케호의 현주소가 그라운드에 투영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레바논의 밀집수비를 이미 예상했고, 4-1-4-1 카드를 선택했다. 이번 소집 명단 중 최정예 멤버가 베스트 11에 포진했다. 황의조(성남)가 원톱에 위치, 공격의 선봉에 섰다. 2선에는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이 포진한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한국영(카타르SC)이 홀로 위치했다. 포백에는 김진수(호펜하임) 김기희(상하이 선화) 곽태휘(알 힐랄) 장현수(광저우 부리),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가 지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2차예선에서 4-2-3-1과 4-1-4-1 시스템을 번갈아 사용했다. 4-1-4-1 시스템은 극단적인 그물망 수비에 대비한 전술이었다.
레바논은 전반 수비 일변도의 플레이를 펼쳤다. 원톱인 하산 알리를 제외하고 10명이 촘촘하게 수비벽을 구축했다. 하지만 문전에서의 세밀함은 떨어졌다. 좌우의 불균형도 발목을 잡았다. 밀집수비에선 전방위 공격이 펼쳐져야 하지만 다양한 공격 패턴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흔들리고 있는 유럽파의 위상도 현실이었다. 백업으로 밀려난 왼쪽 윙백 김진수의 경기 감각은 문제였다. 잦은 실수로 동료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2차예선을 통과한 슈틸리케호는는 이제 최종예선 체제로 전환한다. 최종예선은 2차예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시아의 강호들이 총 출동한다. 최종예선 조추첨은 다음달 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다.
39개팀이 8개조로 나뉘어 펼쳐지고 있는 2차예선에서는 각 조 1위와 2위팀 가운데 성적순으로 상위 4개팀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각 조의 최종예선 진출 구도는 다음 주면 모두 그려진다. 대망의 최종예선은 9월 시작된다. 아시아에 배정된 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은 4.5장이다. 팀당 10경기씩을 치러 각 조 1, 2위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2차예선이 리허설이면, 최종예선은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무대다.
안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