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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이란 책에는 350년 동안 세상을 지배한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메디치 가문은 산골 마을의 농장에서 출발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특히 교황을 두 명이나 배출했고 프랑스 왕실에 두 명을 시집보내는 왕실 가문이 됐다. 메디치 가문의 경영 원칙은 단순하면서도 확고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기준을 놓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일군 선수들의 마음도 일찌감치 얻었다. 희비가 엇갈린 배구인생에서도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최 감독은 감독이 된 이후 눈물을 쏟았다. OK저축은행전에서 자신의 경기 운영 미숙으로 패했다. 최 감독은 "배구를 시작한 이후 지난 시즌 안산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는데 경기장에서 내 역할을 잘 못하다보니 풀데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런 모습에 후배들은 가슴으로 울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최 감독은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에 혼란스러워하던 선수들의 마음에도 안정을 가져다줬다. 선수들은 지난 1월부터 스피드 배구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캡틴' 문성민은 "감독님 말씀만 따라서 똘똘 뭉쳤다. 그러자 어느 순간 우리가 감독님이 원하는 '스피드 배구'를 하고 있더라.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고 회상했다.
정규리그는 '최태웅 매직'으로 끝이 났다. 그러나 아직 마침표는 찍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이 남았다. 이번 시즌 화려한 언변과 뚝심있는 선수 운용으로 많은 스토리를 생산해낸 최 감독은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며 우승 의지를 다졌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최 감독의 매력은 그 동안 프로배구에서 보지 못한 또 다른 리더십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