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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박주영은 그동안 A대표팀이나 공식 기자회견 등 '공적인' 자리 외에는 노출을 꺼리는 선수였다. 유럽 무대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이어진 부진, 이어진 비난의 화살은 그를 움츠러들게 만들기 충분했다. 긴 침묵을 깨고 SNS 행보에 나선 박주영의 모습은 가히 '파격'이었다.
'진짜 세상'의 관심도 박주영에 쏠렸다. 미디어데이 내내 그의 입에 모두의 눈과 귀가 쏠렸다. 박주영은 "사실 주장이나 다른 선수들이 참가하길 바랐다. 다른 팀들도 딱히 주장이 나오는 건 아니라는 말들을 많이 해서 나오게 됐다"며 "선수들의 일상에 대해 팬들이 관심이 많은 만큼 (SNS 활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좀 더 관심을 끌 수 있는 웃긴 태그(연관 단어)를 찾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주변에선 내가 많이 변했다고 하는데 정작 나는 잘 모르겠다"고 웃은 뒤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외부와 접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많아져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박주영 바라기'는 최 감독 뿐이었다. 나머지 지도자들의 눈은 '성남까치' 황의조(24)에게 향했다. 프로 데뷔 3년차였던 지난해 15골을 쏘아 올리며 성남 돌풍을 견인한 것 뿐만 아니라 슈틸리케호까지 승선했던 영광의 향수가 그대로 묻어났다.
'K리그 선수 중 한 명만 영입할 수 있다면'이란 질문에 노상래 전남 감독이 스타트를 끊었다. 노 감독은 "굳이 한 명을 영입하고자 한다면 황의조를 꼽고 싶다. 우리 팀에 오면 15~20개의 공격포인트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손짓했다. 조덕제 수원FC 감독도 "피지컬, 슈팅력 등 좋은 요소를 갖춘 황의조를 데려오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다. 포항 지휘봉을 잡고 클래식 데뷔를 앞둔 최진철 감독 역시 "주변에서 우려하는 스트라이커 문제 해결을 위해 황의조를 데려오고 싶다"며 "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황의조와 함께 한 시간이 있다. 그래서 좋은 선수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김학범 성남 감독이 진화에 나섰다. "(황)의조는 비싼 선수다. 가격이 좀 나간다. 싸게는 보내줄 수 없다." 그러면서 "나는 의조를 좀 더 빛내줄 수 있는 염기훈(수원 삼성)을 데려오고 싶다"고 제자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곧 이어진 제자의 말에 파안대소 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지명을 받으니 기분은 좋다. 다 가고 싶은 팀들에게 지목을 받았다." 새 시즌을 앞둔 스승과 제자들의 눈은 설렘으로 가득차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