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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23·전북)은 K리그의 얼굴이다.
전북의 리그 2연패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K리그 2년차인 이재성은 벌써 2번이나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각각의 우승 의미가 다르단다. "사실 작년에는 쉽게 우승을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올해는 우승할 때까지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체력적 한계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재성은 올해 들어 소속팀과 대표팀을 넘나들며 55경기를 소화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올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수비 부담도 늘었다. 지난 시즌에는 신형민(29·안산)과 김남일(38·교토)이 뒤에서 버티고 있었다. 이재성은 공격에 집중하면 됐다. 올해 신형민은 입대했다. 김남일은 일본으로 떠났다. 권경원(23·알 아흘리)마저도 중동으로 갔다. 이재성에게 수비 부담을 지게할 수밖에 없었다. 해법은 '긍정적인 마음'이었다. 이재성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주효했다. 잘 먹고 잘 잤다. 무엇보다도 축구가 가장 즐거웠다. 즐거운 마음이니 다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과 A대표팀에서의 맹활약으로 인기도 얻었다. "최근 경기장에서 제 이름을 불러주는 분들이 많아졌다. 팬분들이 환호할 때 조금은 인기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동국이형 인기를 한번 넘어보려고 했는데 '대박이(이동국의 아들)' 때문에 넘을 수가 없다"고 농을 치는 여유도 보였다.
이재성은 과거보다 미래가 더 기대된다. 유럽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북 팬을 제외한 많은 축구 팬들이 이재성의 유럽 진출을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한 이재성의 생각은 단 하나 '차근차근'이었다. 일단 당장은 유럽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했다. "현재 소속팀이 좋다. 또 해야할 것도 있다"고 했다. 해야할 것이란 아시아 정복이다. 이재성은 "올 시즌 가장 아쉬운 것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실패였다"고 말했다. "아시아 챔피언이 되고 싶다. 지금 ACL 결승이 진행 중이다. (김)영권이 형과 (권)경원이 형이 둘다 결승에 나가 있다. 너무 부럽다. 나도 내년에는 그 자리에서 뛰고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인 부분, 마지막 순간 세밀함이나 슈팅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한마디에 묘한 여운이 감돌았다. "아시아 정복을 달성하면 그때는 유럽에 보내주겠지요."
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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