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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A 성적? '부담없는' 제주에게 물어봐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10-15 07:39



K리그 클래식은 33라운드를 기점으로 두 세상으로 나뉘었다.

강등이 결정되는 그룹B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최하위 대전의 강등이 유력시된다. 리그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팀이 가려지는 그룹A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특히 3위까지 주어지는 ACL 티켓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3위를 지키고 있는 포항(승점 56)부터 5위 서울(승점 54)까지 초박빙이다.

변수는 '고춧가루 부대'로 변신할 제주다. 제주는 33라운드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쓰며 막차로 그룹A행에 합류했다. 승점 46점으로 포항과의 승점차는 무려 10점이다. 산술적으로는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극복하기 쉽지 않은 승점차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우리도 쉽지 않은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마음을 비우고 도전한다면 33라운드 같은 기적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고 웃었다.

그룹A에 오른 제주는 절대 만만히 볼 팀이 아니다. 일단 팀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센터백 알렉스가 돌아왔다. 제주가 시즌 중반 수비가 무너진 것은 알렉스의 부상 공백이 컸다. 제주는 시즌 초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했던 알렉스-오반석 조합을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서동현과 권순형의 가세도 큰 힘이다. 두 선수는 각각 경찰청과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폭발력이 있는 서동현의 가세로 공격진에 옵션이 늘었으며, 공격형과 수비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권순형까지 돌아오며 제주의 중원은 더욱 두터워졌다. 극적인 그룹A행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더했고, 지친 주전 멤버들은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재충전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제주는 올 시즌 그룹A에 오른 팀들을 상대로 막강 공격력을 과시했다. 전북, 수원, 포항, 성남, 서울을 상대로 경기당 평균 득점이 1.53골이다. 6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인 1.55골과 거의 차이가 없다. 제주의 득점력은 강팀, 약팀을 가리지 않았다. 또한 제주는 그룹A 5팀 상대 승률 면에서 성남, 서울과 같지만(40%), 승리 횟수로만 보면 성남(3승), 서울(4승)보다 많은 5승을 잡아냈다.

이미 1차 목표를 완료한 제주는 남은 5경기에서 큰 부담이 없다.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보다 과감히 제주만의 축구를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모 아니면 도' 스타일로 무장한 제주가 부담 없는 승부를 펼칠 경우 그룹A의 최대 변수가 될 공산이 크다. 그룹A 성적이 제주에 달려 있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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