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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되려는 이승우, 변해야 '월드 클래스' 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9-03 16:33 | 최종수정 2015-09-04 08:40


2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5 수원 컨티넨탈컵 국제 청소년(U-17) 축구 대회(수원컵)가 열렸다. 개최국 한국과 나이지리아, 브라질, 크로아티아 4개국이 출전해 승부를 펼친다.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가 경기를 펼쳤다. 독특한 핑크 헤어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이승우.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리안 메시' 이승우(17·바르셀로나 B)는 분명 변하고 있다. 축구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최진철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강조하는 '원팀'이 되려고 노력 중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선 그 노력이 드러나지 않아 오해가 생겼다. 이승우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5년 수원 컨티넨탈컵 17세 이하 국제청소년축구대회 1차전에서 90분을 모두 뛰었다. 그러나 평가는 박했다.

분명 가진 게 많았다. 개인 능력은 탁월했다. 상대 선수를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와 폭발적인 돌파는 힘과 유연성을 갖춘 또래의 나이지리아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조직력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생산해야 할 때 이승우의 선택은 개인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승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동료들과의 조화를 많이 주문했었는데 드리블과 패스 타이밍을 잘 잡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최 감독의 냉정한 평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분명 최 감독은 경기 전 이승우에게 수비시 움직임, 빌드업시 움직임, 배후 침투, 최전방에서 공을 받는 위치 등 많은 것을 주문했다. 자신이 이 주문을 얼마나 이행했는가를 복기해야 한다. 특히 이승우의 포지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을 받는 위치와 움직임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한계가 보였다. 자신보다 체격조건이 좋은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좀 더 영리한 타깃형 플레이가 요구됐다. 또 공을 잡기 전 움직임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공이 발에 닿은 뒤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보다 먼저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가진 뒤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하다.

최근 한 지도자는 이승우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승우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부분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 너무 자신의 습관대로 축구를 하는 경향이 보이더라. 자신의 강점을 버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굴레에 갖히면 안된다는 얘기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지금보다 기량을 발전시켜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이승우가 본받아야 할 선수가 있다. 롤모델인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다. 메시는 체구가 작지만, 이승우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다만, 큰 차이가 있다면 메시는 '원팀'이 되는 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메시의 역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지만,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웠다. 공격의 시발점이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다르지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능력을 가졌다. 메시는 2015년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이타적인 플레이로 더 가치를 더 끌어올렸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희생할 줄 아는 메시를 닮으려는 이승우의 노력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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