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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분명 가진 게 많았다. 개인 능력은 탁월했다. 상대 선수를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와 폭발적인 돌파는 힘과 유연성을 갖춘 또래의 나이지리아 선수들도 버거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조직력을 활용해 득점 기회를 생산해야 할 때 이승우의 선택은 개인기였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승우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동료들과의 조화를 많이 주문했었는데 드리블과 패스 타이밍을 잘 잡아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는 최 감독의 냉정한 평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분명 최 감독은 경기 전 이승우에게 수비시 움직임, 빌드업시 움직임, 배후 침투, 최전방에서 공을 받는 위치 등 많은 것을 주문했다. 자신이 이 주문을 얼마나 이행했는가를 복기해야 한다. 특히 이승우의 포지션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공을 받는 위치와 움직임이다.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한계가 보였다. 자신보다 체격조건이 좋은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좀 더 영리한 타깃형 플레이가 요구됐다. 또 공을 잡기 전 움직임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 공이 발에 닿은 뒤 플레이를 시작하는 것보다 먼저 공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가진 뒤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하다.
이승우가 본받아야 할 선수가 있다. 롤모델인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다. 메시는 체구가 작지만, 이승우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다만, 큰 차이가 있다면 메시는 '원팀'이 되는 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메시의 역할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지만, 플레이메이커에 가까웠다. 공격의 시발점이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역할이 다르지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능력을 가졌다. 메시는 2015년 코파아메리카에서도 이타적인 플레이로 더 가치를 더 끌어올렸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 희생할 줄 아는 메시를 닮으려는 이승우의 노력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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