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은선 공식 입단 "대교의 네번째 우승 이끌겠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7-16 11:27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대교타워 본사에서 여자축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박은선의 이천대교여자축구단 입단식이 열렸다.

입단식에서 박은선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교는 2009년 WK리그 원녕 우승을 비롯하여 2011, 2012년 우승을 포함 WK리그 3회 우승을 차지한 명문 팀이다. 후반기 2연승을 달리는 이천대교여자축구단은 이번 박은선의 영입을 통해 WK리그 4번째 우승을 노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7.16.

박은선이 이천대교에 공식 입단했다.

박은선은 1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대교타워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박은선은 28번을 달고 WK리그 무대를 누비게 된다.

지난해 7월 로시얀카(러시아)와 1년 6개월 계약을 했던 박은선은 최근 부상 등을 이유로 계약을 조기 해지한 뒤 국내에 머물고 있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을 마친 뒤 WK리그 복귀를 모색해왔다. 대교는 박은선에게 WK리그 사상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박은선은 한국 여자 축구의 간판 공격수다. 위례정산고 재학 중이던 2003년 미국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이후 박은선은 방황 또 방황했다. 여자 축구의 미래라는 과분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해보겠다'며 선수단을 뛰쳐 나간 적도 있었다.

그라운드에서 쌓은 추억까지 잊을 수는 없었다. 2012년 그라운드로 복귀한 박은선은 이듬해 WK리그 19골을 터뜨리며 재기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일부 여자축구 지도자들이 성별 논란 문제를 일으켰다. 국가인권위권회 조사 등을 거치면서 명예 회복을 노렸으나 이미 마음의 상처는 지울 수 없을 만큼 커진 상황이었다. 로시얀카행 뒤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하던 박은선은 이번 캐나다여자월드컵을 통해 재기를 노렸지만, 부상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올랐다. 대교 입단으로 비로소 멀고도 멀었던 안정된 둥지를 찾게 됐다.

박은선은 "입단하기까지 많이 생각했다. 대교에 와서 책임감이 크다.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통증은 없다"며 "올해는 몸상태를 70~80%까지 끌어올리겠다. 내년에는 100%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가는 팀이 은퇴하는 팀이라고 생각했다"며 "입단 기사가 나온 이후에는 다들 '잘했다'고 축하해주더라"고 웃었다.

대교는 박은선의 존재가 절실했다. 올 시즌 쁘레치냐 차연희 등 주력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두드러지면서 라이벌 인천 현대제철 뿐만 아니라 수원시설관리공단, 대전 스포츠토토에 밀린 4위에 머물고 있다. 14경기서 20골을 넣는데 그치는 등 공격력 보강이 시급했다. 서명원 대교 단장은 "박은선 영입으로 4번째 우승에 가까워졌다. 대교에서 새 둥지를 틀면서 안정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 부탁한다"고 기대했다. 박남열 감독도 "어려운 결정을 해줬다.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환영한다. 우리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우승의 꿈이 있다. 몸관리를 잘해서 우승을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박은선과의 일문일답

-입단 각오

참 많이 생각했다. 대교에 와서 책임감이 있다.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언제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나

팀에 들어가서 감독님과 상의하겠다. 제 생각에는 100%를 보여주려면 한 내년 쯤이지 않을까 싶다. 올해는 70~80%라도 끌어올리겠다. 좋은 팀에 왔다. 좋은 동료들과 경기하면 네번째 우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생활을 접고 국내 복귀한 이유와 대교를 선택한 이유는

러시아에 처음에 갔을 때도 6개월 계약을 원했다. 월드컵 가기 전에 해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월드컵 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에이전트를 졸랐다. 로시얀카에서도 좋게 응답을 해줬다. 대교는 단장님 인상이 참 좋더라.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믿음이 갔다. 잘 가르쳐준다. 좋은 팀에 들어가서 좋은 선수들도 많다. 내가 들어가면 내가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입단까지 어떤 고민을 했나

나이도 있다. 이번에 가는 팀이 은퇴하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연락 온 팀들도 있다. 서울시청에서 오래 있었다. 그렇기에 복귀도 고민했다. 다른 동료들은 모두 "우리 팀으로 와라"고 말하더라. 언론에 대교 입단 기사가 난 이후에는 "잘 됐다"고 연락이 오더라.

-그동안 편견에 많이 맞서 싸웠다.

이미 너무 지난 이야기다. 거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것 때문에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

-러시아 리그와의 차이점은

한국과 러시아를 비교한다면 러시아는 피지컬과 스피드가 상당히 좋다. 하지만 우리도 상당히 성장했다. 패스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WK리그가 훨씬 앞선다.

-최고 대우라는데

(서명원 단장)사실 대우라는 것은 규정에 얽메어 있다. A급 선수는 연봉 5000만원 이상 못 주게끔 돼있다. 계약금도 연봉의 3분의 1이상은 안된다. 그 이상은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다.

-동아시안컵 발표를 하는데, 대표팀에서 역할이 클텐데

하던대로 들어가서 하겠다. 동생들과 언니들과 분위기 좋게, 최고의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지금 상태는 쉬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 들어와서 쭉 쉬었다. 통증은 거의 없다. 운동을 바로하거나 재활하고 운동할 것이다.

-등번호 28번의 뜻은

워낙 9번을 좋아했다. 하지만 좋은 번호는 주인공이 있다. 너가 원하는 번호 중에 아무거나 고르라고 하더라. 아무런 의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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