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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윤 감독은 일본 J리그 사간도스를 이끌 당시에도 슬럼프를 경험했었다. 2011년 J리그로 승격한 뒤 2013시즌 개막 이후 26경기에서 5승6무15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8월 중순부터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윤 감독은 "당시 가장 중요했던 건 팀 내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었다. 선수 보강으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울산의 분위기는 처져 있다. 그러나 승리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선수들의 의욕은 넘친다. 단, 상대 분석과 훈련으로 준비했던 것이 그라운드에서 구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답답함을 가중시키고 있는 부분이다. 윤 감독이 더 영리해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제 모든 팀들이 김신욱을 대비한다. 5일 전남전에서도 노상래 감독은 김신욱 봉쇄를 철저하게 대비했다. 중앙 수비수 임종은(1m92)과 이지남(1m83)의 협력 수비로 김신욱의 제공권 장악을 막아냈다. 플랜 B가 필요했던 윤 감독이다. 그러나 울산 선수들은 계속해서 김신욱의 머리를 보고 롱볼 플레이를 펼쳤다. 김신욱이 힘든 몸 싸움을 이겨낸 뒤 헤딩을 따낸 뒤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김태환 서용덕 제파로프 등 공격수들의 쇄도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리바운드를 전남에 빼앗긴 울산은 공수전환 속도가 늦어 두 차례 역습에 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사령탑 지략대결에서 노 감독에게 판정패한 윤 감독이었다.
움직임의 효율성도 떨어졌다. 이날 울산은 볼점유율에서 전반(51%)과 후반(57%)을 모두 앞섰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움직임만 보였다. 백패스의 횟수가 잦았고, 상대 수비진을 파괴하려는 움직임이 부족했다. 패스는 잘 돌아가지만, 상대를 위협하거나 임팩트있는 킬패스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윤 감독은 이런 세밀함을 좀 더 챙겨야 한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정작 선수지만, 그 무대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해주는 것은 감독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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