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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전을 앞둔 수원은 고민이 한가득이었다.
고민의 해답을 찾은 수원은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예상대로 핵심자원들이 경기를 주도했다. 염기훈-정대세 라인이 번뜩였다. 전반 26분 염기훈의 코너킥을 정대세가 문전 정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뿌리친 헤딩골로 연결했다. 후반 13분엔 염기훈이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바깥 대각선 지점에서 길게 띄워준 왼발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던 정대세가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놓으며 마무리 했다. 모두가 수원의 승리를 예감했다.
추가골을 넣은 뒤 갑자기 느슨해졌다. 후반 17분 오르샤에게 오른발 중거리포를 얻어 맞았다. 뒤이은 소강상태에서도 수원의 적극적인 플레이가 실종됐다. 결국 수원은 후반 42분 세트플레이 혼전 상황서 안용우에게 실점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90분 내에 승부를 마무리 짓고 체력을 비축하려던 서 감독의 구상은 깨졌다. 후반 막판 염기훈을 빼며 구심점이 사라진 게 문제였다. 수원은 연장 전반 11분 이상호의 헤딩골로 다시 승리 기회를 잡았으나 연장 후반 2분 전남 임종은에게 다시 실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연장 접전에도 3대3으로 비긴 수원은 승부차기 스코어 3-4로 져 FA컵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주력 총동원으로 FA컵 16강행과 체력안배, 자신감을 잡겠다던 서 감독의 구상은 맥없이 깨졌다. 명분과 실리를 다 놓친 꼴이 됐다. 서 감독은 "아쉬운 결과다. FA컵도 꼭 잡고 싶었기 때문에 주력을 총동원 했다. 2-0으로 앞서간 시점에서 주말 리그, 주중 ACL 등 3일 간격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염기훈 등을 교체한 게 아쉬운 결말로 이어졌다. 두 골을 내주다 동점이 됐고, 연장전반 골을 또 따라잡혀 힘겨운 경기가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늘 경기 여파가 클 것 같다. 사실 주력을 모두 내보낸 것도 90분 안에 결정을 짓기 위한 것이었다"며 "연장전까지 갔고, 결과도 안좋은 방향으로 흘렀다. 주말 제주전을 앞두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이틀 밖에 쉬지 못해 큰 부담이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앞서 열린 실업팀 울산현대미포조선과 아마추어팀 김포시민축구단의 32강전에서는 울산현대미포조선이 2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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