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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극장 연출, 극적으로 ACL 16강 진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21:59


FC 서울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의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예선 최종전이 5일 오후 일본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서울 오스마르가 후반 초반 헤딩슛으로 역전골을 성공시킨 후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가시마(일본)=사진공동취재단/2015.05.05/

'서울 극장'이었다.

FC서울이 죽음의 조에서 탈출했다. 천신만고 끝에 3년 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5일 일본 가시마사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년 ACL 조별리그 H조 최종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원정경기에 극적으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서울은 경기 시작 8분 만에 가시마의 아카사키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세트피스 두 방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36분 고명진의 코너킥을 이웅희가 헤딩골로 연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6분 두 번째 골도 고명진의 코너킥에서 시작됐다. 고명진의 짧은 패스가 윤일록에게 배달됐다. 윤일록의 크로스는 오스마르의 머리에 꽂혔고, 이어 골망이 흔들렸다. 하지만 가시마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33분 시바사키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같은 시각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광저우 헝다(중국)와 웨스턴 시드니(호주)의 최종전에서 웨스턴 시드니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서울과 가시마가 나란히 승점 6점, 웨스턴 시드니가 5점에서 출발했다. 승점 10점인 광저우는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대로면 남은 한 장의 티켓은 웨스턴 시드니의 몫이었다.

서울은 암울했다. 웨스턴 시드니가 1대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무조건 이겨야 했다. 고대하던 결승골은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졌다. 몰리나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승점 9점(2승3무1패)을 기록한 서울은 광저우 헝다(승점 10·3승1무1패)에 이어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H조는 첫 단추를 꿰기 전부터 화제였다. 2013년 ACL 챔피언 광저우 헝다, 지난해 정상을 차지한 웨스턴 시드니(호주), 2013년 준우승, 지난해 4강에 오른 서울, 복병 가시마가 H조에 묶였다. 역대급 '죽음의 조'였다. 서울이 광저우와 함께 관문을 통과했다.

이미 조별리그를 통과한 수원은 조 2위를 확정지었다. 조1위는 놓쳤지만, 주전들의 체력을 아꼈고 벤치 멤버들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수원은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조별리그 G조 최종전에서 베이징 궈안(중국)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은 승점 11점(3승2무1패)으로 베이징과 승점에서 동률일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베이징이 1승1무 우세)에 의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수원은 16강에서 E조 1위인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상대한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베이징전에 1.7군을 출격시켰다. 주전은 이상호 서정진 신세계 등 3명 뿐이었다. 고민이 묻어난 선발 구성이었다. 수원은 이미 조2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베이징 원정에서 주심의 애매한 판정으로 당한 패배를 설욕해야 했다.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할 경우 2차전을 안방에서 치르는 이점도 포기하기 아까웠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주전들이 피로 누적으로 힘들어했다. 5월에 9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일정'도 감안했다. 서 감독은 백업과 신예를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베이징전에 나섰다. 1.7군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았다. 수원은 전반 25분 데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7분 레오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별리그를 마친 서 감독의 머릿속은 아쉬움 반, 기쁨 반으로 나뉘었다. 그는 "전북전에서 패한 뒤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지만 골찬스를 많이 놓치고 무승부를 거둬 아쉽다"면서도 "비겼지만 8~9명의 주전을 대신해 출전한 어린 선수들이 잘해줬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원, 수원=하성룡 기자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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