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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후끈 달구는 亞게임 金리스트, 스타 기근 고민도 날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4-07 07:51



2014년 이광종호는 환희를 맛봤다.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했다. 쾌거를 달성한 주역(20명) 중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를 제외하고 K리그 소속 선수는 11명이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올 시즌 초반 K리그 클래식을 후끈 달구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상승세를 가장 잘 살린 선수는 이재성(23·전북)이다. 이번 시즌 더블 스쿼드로 평가되는 전북의 내부 경쟁에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정규리그 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아직 공격 포인트는 없다. 그러나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전북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거침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도 훔쳤다. 생애 첫 A대표 발탁의 꿈도 이뤘다. 3월 A매치 2연전에선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달 31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폭발시켰다.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차두리(35·서울)에게 멋진 은퇴 선물을 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재성이는 많은 것을 한 번에 이뤘다. 프로 1년차에는 정규리그를 우승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며 "2년차 때는 A대표로 뽑혀 데뷔전과 데뷔골을 넣었다. 10년차 선수도 이루기 힘든 것"이라며 빠른 성장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성이 독보적인 존재는 아니다. 클래식에는 이재성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도 많다. 포항의 미드필더 김승대(24)와 손준호(23)가 있다. 김승대는 아시안게임 이전부터 클래식에서 활약하던 선수다. '쇄국'의 틀을 깬 올해도 외국인 공격수들이 영입됐지만, 여전히 황선홍 감독 전술의 핵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FC서울전에선 두 차례나 상대의 포백 수비라인을 깨뜨리는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실금이 간 발가락 부상을 참고 투혼을 펼치고 있다. 손준호도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사실 아시안게임 16강부터 주전멤버로 나섰지만 존재감은 미약했다. 금메달 신화를 일군 주인공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올 시즌은 수비적인 부분보다 공격적인 부분에 더 힘을 쏟고 있다. 팀이 터뜨린 5골 중 2골을 책임졌다. 황 감독은 "김승대와 손준호는 충분히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재성보다 나으면 낫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전남의 스트라이커 이종호(23)도 드디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종호는 5일 인천전에서 결승골이자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많은 이가 웃었다. 프로 사령탑 데뷔승을 거둔 노상래 전남 감독, 시즌 첫 승을 따낸 전남 팬들이다. 이종호는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승승장구하는 '친구' 이재성을 보면서 승부욕을 불태웠다. 이종호는 "재성이는 친구이지만, 배울 점이 많다. 나도 좋은 성과를 보이면 슈틸리케 감독이 불러주실 것"이라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23)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노동건은 4일 부산전에서 후반 19분 부산 배천석의 페널티킥을 선방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노동건은 아시안게임에서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김승규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투혼으로 함께 금메달을 따냈다. 운도 따랐다. 올 시즌도 개막을 앞두고 정성룡이 무릎 부상을 하면서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노동건은 매 경기 잇단 선방으로 '공중볼에 약하다', '불안하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스타 부재는 그 동안 K리그가 안고 있던 문제점이었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의 해외 유출과 젊은 피들의 출전 부족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효과와 2013년부터 유망주 육성을 장려하기 위한 프로축구연맹의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이 스타 기근에 시달리던 K리그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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