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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우승 꿈★은 이뤄진다, 3가지 필승 포인트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30 07:07


ⓒAFPBBNews = News1

반 세기 만의 아시아 정벌이 눈앞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31일(한국시각)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대망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개최국 호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선 한국(69위)이 호주(100위)보다 31계단이나 앞서 있다. 하지만 단판승부에선 FIFA랭킹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호주는 조별리그부터 4강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2득점-2실점의 막강한 힘을 보였다. 기세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틈은 있기 마련이다. 슈틸리케호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승 포인트는 분명하다.

수싸움을 틀어쥐어라

첫 맞대결에선 한국이 웃었다.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나란히 2승씩을 거두며 8강행을 조기 확정한 양팀은 맞대결서 핵심 자원들을 벤치에 앉혀놓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23·레버쿠젠) 차두리(35·FC서울) 남태희(24·레퀴야)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호주 감독도 팀 케이힐, 로비 크루세를 뺐다. 후반 들어 약간의 변화는 있었지만 흐름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호주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4강전에선 한국전을 의식한 듯 전반 2번째 골 이후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의 진면목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면서도 "호주 선수들은 공중볼에 강했다.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팀인 만큼 각자 해야할 것을 잘 아는 팀이었다. 머리 아파할 부분은 없다. 호주에도 약점은 있었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미 드러난 전력에 대해선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조별리그 당시 우리는 100% 전력이 아니었다"며 한국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서로가 쥔 패는 꿰뚫고 있다. 결국 수 싸움이다. 상대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수로 흐름을 틀어쥐는 게 우선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험도 강행해야 한다.

집중력이 승부를 결정한다

5경기 무실점이라는 결과는 화려하다. 하지만 슈틸리케호가 걸어온 길은 혹독했다.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이라크와의 4강전까지 손쉽게 승리를 거둔 경기가 없었다. 선제골을 얻은 뒤 여지없이 상대 공세에 시달렸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연장접전까지 치르며 패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호주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대를 여지없이 물어뜯었다. 이번 대회 4승을 거두는 동안 유일하게 전반전 득점이 없었던 경기는 중국과의 8강전 뿐이었다.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데 이어 후반 20분 추가골로 확인사살을 했다. 투지와 경험을 고루 갖춘 공격진의 위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 수비진은 집중력 저하로 가슴 철렁한 순간을 수 차례 경험했다. 호주전에선 김영권의 볼 처리 미스, 이라크전에선 김진현의 판단미스로 실점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호주전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승리를 잡기 어렵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 중인 '우리 만의 축구' 역시 집중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부담감? 호주가 더 크다

호주는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한 뒤 모두 세 차례 아시안컵 무대에 섰다. 2011년 카타르 대회 이후 연속 결승진출이다. 일본에 연장접전 끝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이번 한국전에 털고자 벼르고 있다.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이번 대회에선 매 경기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표정이었다. 조별리그부터 UAE와의 4강전까지 표정 변화가 없었다. UAE전 승리 뒤에도 마치 결승행을 예상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대회 개막 전부터 우승에 방점을 찍었던 만큼 당연한 표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스스로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계를 6개월 전으로 돌려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안방에서 월드컵을 개최했던 브라질이 독일과의 4강전서 1대7로 참패한 '미네이랑의 비극' 출발점은 결국 부담감이었다. 자국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선제 실점이라는 돌발상황에서 폭발하며 팀을 무너뜨렸다. 한국전을 앞둔 호주 선수들이 앞다퉈 '승리'를 외치는 것도 팀 결속 효과와 동시에 부담감을 털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슈틸리케호의 부담감도 크다. 27년 만의 결승 무대서 55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된다. 결승행 만으로도 한국 축구는 새로운 희망을 봤다. 후회없는 도전을 한 뒤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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