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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무려 18년이 걸렸다. 비록 현역 시절에 이루지 못한 목표에 코치 직함을 달고 도달했지만 첫 우승의 기쁨은 오랜 기다림을 잊게 만들만큼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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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에서 물러나자 첫 우승 트로피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 특별했다. 전북 구단 직원들의 배려까지 더해져 감동은 두 배가 됐다. 최 코치는 "나는 우승 세리머니에서 선수로 시상식에 참가했다"고 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 구단에서 최은성의 등번호 '23'이 적힌 골키퍼 유니폼을 건넸다. '선수 최은성'으로 우승을 만끽하라는 구단의 배려였다. 최은성은 트레이닝복 차림의 박충균 코치, 파비오 코치와 달리 전북 유니폼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의미도 남달랐다. 최 코치는 "선수로 마지막 해이고 지도자로 첫 출발하는 해에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로, 지도자로 모두 우승했다는 생각을 하니 현역 시절 우승 못한 아쉬움이 지워졌다. 구단에서 뜻하지 않은 선물을 해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다"고 했다.
우승 타이틀로 기분좋게 시작된 제2의 축구인생, 그는 전북과의 오랜 동행을 꿈꾸고 있다. "감독님께서 우승을 한 뒤 인터뷰에서 나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셨는데 미안해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감독님의 배려에 내가 감사하다"면서 "전북은 은퇴식도 열어주고 우승 시상식에서도 나에게 깜짝 이벤트를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구단이 원한다면 지도자로 남아 전북과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