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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을 바라보는 시선, 슈틸리케 실험 스타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1-14 07:42



극적인 반전이었다.

3월 6일(이하 한국시각)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이었다. 지난해 2월 6일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0대4 패) 이후 1년 1개월 만의 승선이었지만 간극은 느껴지지 않았다. 전반 18분 만에 손흥민(22·레버쿠젠)의 로빙 패스를 감각적인 왼발 논스톱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승선했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무대였다. 4년 전에는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아픔이었다. 러시아,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1, 2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골을 터트리는 데 실패했다. 벨기에와의 3차전에선 벤치를 지켰다. 환희는 없고, 논란의 중심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아스널과의 계약까지 만료되면서 무적 신세가 됐다. 이름 석자가 잊혀지는 듯 했다. 친정팀인 FC서울에서 몸을 만든 그는 지난달에야 새 둥지를 찾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이었다.

박주영(29)이 슈틸리케호에서 기량을 검증받는다. 한국은 14일 오후 11시30분(이하 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평가전을 치른다.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에 대비한 실전 점검이다.

박주영은 지난달 18일 알 힐랄과의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리스와의 A매치 이후 7개월 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논란을 감수하고 박주영을 발탁했다. "활약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으로 아시안컵 발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여전히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과 극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한국 축구의 품에서 숨을 쉬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존재다. 그는 이번에 발탁된 태극전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24골을 터트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요르단전에 대비, 공격의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빠른 공수전환에 이어 마무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른바 '30초 공격'으로 매듭을 풀어나가고 있다. 순간 스피드와 축구 지능이 뛰어난 박주영이 전술의 핵이다.

요르단에 대한 추억도 있다. 박주영은 한국이 요르단을 상대로 기록한 2승2무 가운데 2경기에 선발로 출전, 모두 골을 터트렸다. '중동 킬러'는 잊혀지지 않는 진실이다.

슈틸리케 감독과의 첫 만남, 첫 인상이 중요하다. 논란은 누구도 풀지 못한다. 박주영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건재를 과시하면 팬들의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안컵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결전의 날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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