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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봤다. 표현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독설이었다.
한국 A대표팀 선수들의 이름값은 역대 최고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 김진수(호펜하임)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여기에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데려왔다. 한국은 월드컵 이후 열린 4차례의 A매치에서 2승2패를 기록했다. 9월과 10월에는 강호인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성용은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원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맹주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그 역할을 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독설'로 제동을 걸었다. 그는 "아시안컵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주변의 큰 기대들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맥을 정확하게 짚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과 4년 계약을 했다는 것은 아시안컵보다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내다본다는 뜻이다"면서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러시아월드컵 선전의) 가능성만 보여줘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잃었던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지성은 "부담없이 컨디션을 유지해 원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도 있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