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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 우승 못해" 박지성의 독설, 애정의 또 다른 이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11-14 07:4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앰버서더로 선정된 박지성이 13일 남산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박지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이미 리글 맨유 아시아 사장과 함께 맨유 팬과 비즈니스에 관한 소통 전략등을 설명했다.
한편 박지성은 지난 10월 보비 찰턴, 데니스 로, 브라이언 롭슨, 앤디 콜, 알렉스 퍼거슨에 이어 맨유의 6번째 앰버서더로 선정됐다. 맨유 앰버서더는 팀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 선수들 위주로 은퇴 후 글로벌 대사로 임명해 맨유를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얏트호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1.13/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봤다. 표현하는데 망설임은 없었다. 독설이었다.

박지성(33)이 상당히 현실적인 발언을 했다. 내년 1월 호주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슈틸리케호가 우승을 못할 수 있다고 했다. 박지성은 1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 달성이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충격 발언이었다. 취재진들은 술렁였다. '독설'은이어졌다. "너무나 오랫동안 아시안컵 우승을 못했다"며 "아시아 최강팀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박지성의 발언을 곱씹어보면 그의 진정한 의도를 알 수 있다. '애정'이 담겨 있었다. 최근 국내에서 아시안컵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다. 우승팀은 2017년 러시아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나설 수 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현지 적응을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여기에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 갈증이 그 어느때보다 심하다. 1960년 우승 이후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다. 55년만에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한국 A대표팀 선수들의 이름값은 역대 최고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청용(볼턴)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 김진수(호펜하임) 등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여기에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데려왔다. 한국은 월드컵 이후 열린 4차례의 A매치에서 2승2패를 기록했다. 9월과 10월에는 강호인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성용은 10월 아시아축구연맹(AFC)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원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에서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맹주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의 자신감이 커질수록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정도다. 기대감이 너무 높아지면 오히려 선수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신감이 과도하게 타오르기 시작한 시점에서 브레이크가 필요했다.

박지성이 그 역할을 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독설'로 제동을 걸었다. 그는 "아시안컵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주변의 큰 기대들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맥을 정확하게 짚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과 4년 계약을 했다는 것은 아시안컵보다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내다본다는 뜻이다"면서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러시아월드컵 선전의) 가능성만 보여줘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잃었던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격려도 잊지 않았다. 박지성은 "부담없이 컨디션을 유지해 원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도 있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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