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감독 협상은 더 폭넓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판 마르바이크 쇼크' 후 차기 감독 협상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사실상 단독 후보로 결정한 후 협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했다. 자격기준이 공개된 것도 문제였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 대륙연맹컵(아시안컵, 유로, 코파아메리카) 월드컵 지역 예선 월드컵 16강 이상 클럽팀 경험 인성 연령 언어 등을 충족하는 지도자를 뽑겠다고 했다. 이 보다 폭넓은 기준을 바탕으로 다양한 후보군과 접촉할 뜻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후보로 선정하고 이야기 한 분들 중에 계약된 경우가 있다. 기술위원회의 1차 논의 후 공개했던 자격기준이 너무 이상적이고 구체적으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더 폭넓게,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생각을 하고 있다. 협상을 지켜보고 가는게 아니라 적어도 2~3명의 감독을 동시에 접촉하겠다"고 했다.
선정 기준도 '해결사'에서 '선생님'으로 급선회했다. 월드컵 지역 예선, 16강 이상 등의 지도 경력은 단기적 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잣대였다. 대신 열정과 헌신을 강조하기로 했다. 주 활동 지역에 대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유럽에서 주로 머물기를 원한 반면, 대한축구협회는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오랜시간 한국에 머물며 지도자 강습회, 유소년 프로그램 등을 전수해주길 원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축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 유형의 지도자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한가지 더 중점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은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이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여부다. 물론 정량적으로 체크하기는 어렵지만 이에 대해 확인했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