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에만 세 골, 후반에는 두 골. 최용수 감독은 "내게도 낯선 상황이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16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1라운드에서 서울이 인천을 5-1로 눌렀다. 지난 시즌 네 번의 맞대결에서 두 번의 펠레스코어(각 팀 1승씩)와 두 번의 무승부(2-2, 0-0)를 기록했을 만큼 팽팽했던 '경인더비'는 왜 그리도 싱겁게 끝났을까.
|
단, 문제가 있었다. 일련의 스위칭이 일어날 때, 라인 간격의 탱탱함이 떨어졌다. 2선과 3선, 그리고 최후방 수비 라인 사이가 종종 비는 현상이 발생했고, 특히 중앙 수비 앞쪽에 상대가 볼을 잡을 만한 공간이 노출됐다. 후방의 불안함을 안고 싸우던 인천은 전반 29분 윤일록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린 상황에서 오스마르가 뿜어낸 롱패스에 꼼짝없이 당했다. 최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패스 공급처로 삼았을 만큼 왼발 피딩 능력이 특출했다. 급히 들어온 볼에 대처가 안 된 순간, 윤일록은 안정된 동작으로 슈팅 타이밍을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들어와 오른발로 감아 때리는 건 확실히 리그 정상급이었다.
|
수비 앞공간을 더 자유롭게 풀어주면서 후반 31분 몰리나에게, 36분에는 이상협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상대 슈팅 모션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었지만, 서울이 쏜 대부분의 슈팅이 필요 이상으로 높은 퀄리티를 보여 어찌해볼 도리도 없었다. 이렇게 '되는 날'에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진성욱의 만회골이자, 4경기 연속골이 유일한 위안거리. 영패를 겨우 면한 인천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다음 경인더비는 다음달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열린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