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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대체자' 윤일록, '대체자' 꼬리표를 떼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8-18 06:44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 경기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윤일록이 후반 교체되며 최용수 감독의 격려를 받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6/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손흥민(22)은 없다.

레버쿠젠이 끝내 차출을 거부했다. 이광종 인천아시안게임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의 대체자로 윤일록(22·서울)을 지목했다. "손흥민이 오지 못하게 되면서 윤일록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됐다. 축구는 11명이 한다. 한 포지션에 고백이 생겨도 대체가 가능하다. 문제가 없다."

손흥민과 윤일록은 17세 이하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함께 태극마크의 꿈을 키웠다. 절친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빈자리는 커 보였다. 이 감독이 언급한 윤일록은 지독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윤일록은 FC서울의 미래다. 그러나 곡예비행 중이었다. 시즌 초반 팀의 주축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그러나 슬럼프가 왔다. 벤치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지난달 19일 제주전 이후에는 2군으로 내려갔다. 최용수 서울 감독의 극약처방이었다. 8월 3일 경남전에 돌아왔다. 교체 출전이었다. 이어 6일 울산, 10일 부산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특별한 활약이 없었다. 두 경기 모두 교체 아웃됐다.

최 감독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윤일록이 인천아시안게임을 목전에 두고 시계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132일 만에 부활포를 터트렸다. 그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인천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29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비수 오스마르의 스루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감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정규리그 3호골이었다. 윤일록이 클래식에서 골을 터트린 것은 4월 6일 전북전이 마지막이었다.

도움도 기록했다. 전반 42분 팀의 세번째 득점인 김치우의 골을 도왔다. 윤일록이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도 한 달여 만이다. 멀티 공격포인트로 부활했다. 서울은 윤일록의 원맨쇼를 앞세워 전반에만 3골을 터트렸다. 인천을 5대1로 제압했다.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클래식 2014 21라운드 경기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장을 찾은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이운재 코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6/
이날 인천전은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20명) 공개 후 첫 경기였다. 최 감독은 "일록이가 직선 파마(스트레이트)를 하고 왔더라"며 장난을 쳤다.그리고 "아시안게임에 나가야 되는데 자신감도 끌어올려야 된다"며 '애정 공세'를 펼쳤다. 이광종 감독도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최 감독도 웃고, 이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로 가득했다.

윤일록은 "브라질월드컵 휴식기 중 대표팀(아시안게임)에 합류하다보니 힘든 부분도 있었고, 압박감도 있었다. 나이 많은 형들이 세세한 부분을 조언해줬고, (최용수) 감독님은 '직선 파마'라며 장난도 쳐 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다시 이겨낼 수 있었다"며 웃었다. 그리고 "상승세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일록은 '손흥민 대체자'에서 '대체자'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 그 첫 발걸음을 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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