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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 승리 외박은 다음 기회에…."
이상협에게 상주는 특별한 팀이다. 이상협은 2년간의 군복무 기간동안 '개과천선'했다. 2006년 FC서울에 입단해 제주와 대전(임대)을 거쳐 상무에 입대한 이상협은 왼발 킥 능력이 워낙 탁월해 '미친 왼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서울을 떠난 이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했다. 경기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벤치를 전전했다. 군입대가 터닝포인트였다. 약점인 체중 관리에 전력을 다하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결국 이상협은 지난해 29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으며 '미친 왼발'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4월 초, 군 전역후 그는 전북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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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은 포지션을 바꾼지 3경기만에 이적 마수걸이 골을 터뜨렸다. 13일 열린 경남전에서 감각적인 헤딩골을 터뜨리며 전북의 4대1 대승을 이끌었다. 16일 울산과의 FA컵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오른발 슛이었다. 남은 것은 왼발이다. "부담감이 많았는데 조금 덜어냈다.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 왼발이 터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상협은 부담감을 털어내고 상주를 상대하게 됐다. 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릴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3개월 전까지 동고동락했던 옛 동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는 "군인들에게는 외박만이 희망이다. 승리하면 외박을 나가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접었으면 좋겠다. 내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주전에 골을 넣고 이기고 싶다"고 했다. 대신 전북이 승리할 경우 '보상'을 약속했다. "전북이 승리하면 승리 수당을 받아 옛 동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