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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이 특별한 다짐을 했다. "더이상 퇴장은 없다"다.
이에 박 감독은 항의를 자제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 중이다. 그는 "경기 중에 판정이 이상하면 바로 옆에 있는 대기심에게 항의를 하게 된다. 눈에 보이니깐 그런가보다. 아예 대기심이 보이지 않게 벤치 반대쪽 끝자리에 앉아볼까 생각중"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박 감독의 다짐을 듣던 주변의 지인들은 미심쩍은 눈길을 보냈다. 박 감독을 보좌하는 이영익 수석코치는 고개까지 저었다. 이 코치는 "애매한 판정이 나오면 감독님은 또 벤치에서 뛰어 나가실 것이다"라며 "감독님이 워낙 성격이 급하셔서…"라며 박 감독의 다짐을 믿지 않았다. 상주 구단의 한 직원도 "감독님께서 벤치에서 뛰어 나가시는 속도가 워낙 빨라 잡을 수가 없다. 코치님들이 양쪽에서 항상 대기하시고 계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치와 구단 직원의 공격(?)에 웃음을 보이던 박 감독이 재차 응수햇다. "그럼 벤치에서 수갑이라도 차고 있을까? 손을 벤치에 묶어서 못나가게 하면 되잖아."
농담섞인 대화였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거친 항의를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박 감독의 의지는 농담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감독은 "이제 더 퇴장 당하면 안된다.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12일 상주시민운동장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박 감독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