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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긱스도 은퇴 '새시대 맞는 맨유'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5-20 15:29 | 최종수정 2014-05-21 07:28


라이언 긱스. ⓒAFPBBNews = News1

그는 말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었다.

1990~1991시즌부터 24시즌 동안 맨유의 붉은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기량이 떨어지면 가차없이 떠나야만 하는 곳이 맨유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다. 그는 25년간 전쟁같은 무대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은퇴를 선언한 라이언 긱스(41) 이야기다.

맨유는 19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긱스가 은퇴를 선언하고 수석코치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그가 걸어온 길이 맨유의 역사였다. EPL 정상에만 13차례 섰다. FA컵과 리그컵은 4차례, 커뮤니티 실드에서는 9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선 1998~1999시즌과 2007~2008시즌 우승 트로피에 입맞췄다. 1998~1999시즌에는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수많은 기록도 작성했다. 긱스는 총 963경기에 출전해 168득점을 기록했다. 22시즌 이상 EPL을 누볐고, 21시즌 동안 골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2011년 9월 벤피카전에서 골을 터뜨려 유럽챔피언스리그 최고령(당시 38세 289일) 득점자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긱스는 맨유 홈페이지에 공개한 편지를 통해 '축구 선수로서는 은퇴하지만 내 인생에서 새롭고 재미있는 단원의 문을 연다'며 '맨유에서 수석 코치로 활약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명예롭다'고 밝혔다. 또 '은퇴를 발표하는 오늘 많은 감정을 느낀다. 슬프기도 하지만 자부심도 느낀다. 하지만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더 크다'며 '클럽의 지원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며, 대단한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클럽의 일원으로 활약한 모든 순간을 기억하겠다'고 팬들에 인사를 전했다.

긱스의 은퇴로 맨유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은퇴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영광을 썼던 멤버들이 하나둘씩 맨유를 떠나고 있다. 네마냐 비디치는 인터밀란행을 확정했고, 리오 퍼디낸드도 맨유와 이별을 공식발표했다. 파트리세 에브라도 이적이 유력하다. 맨유는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루이스 판 할 감독을 임명했다. 맨유는 판 할 감독과 3년 계약을 했다.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판 할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마친 후 곧바로 맨유 지휘봉을 잡게 된다. 경험이 많은 판 할 감독과 맨유에 잔뼈가 굵은 긱스 투톱 체제가 가동된다.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는 판 할 감독을 통해 팀을 빠르게 추스리고, 동시에 향후 긱스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포석도 노렸다.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리한 맨유는 마르코 로이스, 마츠 훔멜스(이상 도르트문트),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케빈 스트루트만(AS로마) 등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해 올시즌 7위의 수모를 씻는다는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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