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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 FA컵 준결승서 선제골 후,팔꿈치 부상 '아찔'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12 08:14



'첼시 10번'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이 베트남 아시안컵 합류를 앞두고 FA컵 준결승에서도 어김없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가슴 철렁한 장면도 나왔다. 상대 크로스를 막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팔꿈치를 다쳤다.

지소연은 12일 아스널과의 영국 WSL FA컵 4강전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강팀 아스널과의 맞대결에서 첼시에게 공격 기회가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 지소연은 전반 종료 직전과 후반 13분 프리키커로 나서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빗나갔다.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속에 쉽사리 찬스가 나지 않았지만 후반 24분 '잉글랜드 국대' 에니오카 알루카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며 찔러준 패스를 받은 지소연은 골문을 등진 상태에서 돌아서며 전매특허인 '왼발 터닝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상대 골키퍼가 손 한번 쓰지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만큼 강력한 슈팅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 지소연은 왼쪽 코너 근처에서 상대의 크로스를 막기 위해 몸을 날리는 필사적인 슬라이딩을 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의 킥에 왼쪽 팔꿈치 부위를 강타당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팀 닥터로부터 응급조치를 받고 간신히 일어난 지소연은 고통을 호소했다. 영리한 플레이로 좀처럼 부상하지 않는 지소연이기에 걱정이 더했다. 캐나다월드컵 예선전을 겸하는 베트남아시안컵에서 '박은선-지소연'의 역대 최강 공격 라인업을 고대하는 여자 축구팬들에게도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는 지소연의 선제골, 오기미 유키의 추가골로 앞서갔지만, 결국 후반 막판 동점골을 내주며 연장에 돌입했다. 부상한 지소연은 연장 시작전 팀 닥터로부터 반깁스 처치를 받은 후 그라운드에 다시 나섰다. 불편한 왼팔을 안고 뛴 지소연은 결국 후반 23분 종아리에 쥐가 올라와 자진 교체 사인을 보내며 그라운드를 나왔다. 이날 첼시는 3대5로 역전패했다.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끝에 아스널이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후 지소연은 "부상 부위가 생갭다 심각하지는 않다. 점점 괜찮아지는 걸로 봐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구단은 경기 종료 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며 출국을 만류했지만, 지소연은 "한국대표팀에 합류한 후 베트남에서 검사를 받겠다"며 강한 투지를 보였다. 고대해온 대표팀 합류를 위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베트남 아시안컵에서 미얀마, 태국, 중국을 상대로 하는 B조 조별리그만 뛰게 되는 지소연은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해서 꼭 월드컵 티켓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히며 'WK-리그 득점머신'이자 선배인 박은선과의 첫 호흡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처음으로 함께 발을 맞추게 돼서 굉장히 기쁘다. 늦게 합류하는 만큼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호흡을 맞춰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대 최강 라인업'이라는 평가에 "이번 대표팀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많은 경험을 쌓게 되면 역대 최강의 대표팀이라 불려도 손색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경기 직후 지소연은 반깁스를 한 채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일본 국가대표인 팀동료 오기미 유키와 함께 두바이를 경유해, 12일 '격전지'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할 예정이다.
런던=김장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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