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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할 때 터진 이청용의 2호골 그리고 2가지 의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27 10:54



볼턴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또 다시 좌절됐다.

이청용(26·볼턴)의 아픔이었다. 그 한을 골로 풀었다. 이청용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셰필드의 힐즈버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45라운드 셰필드 웬즈데이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9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1 완승을 이끌었다. 골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이 골문을 연 것은 2월 9일 29라운드 본머스전(2대2 무) 이후 76일 만이다. 올시즌도 어느덧 한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볼턴은 승점 58점(14승16무15패)으로 14위를 유지했다.

시즌 2골, 성에 차지 않지만 종착역에서의 득점은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새로운 출발의 서막

이청용은 2009년 8월 볼턴에 둥지를 틀었다. 다섯 번째 시즌의 막이 내려가고 있다. 그는 올시즌 볼턴이 치른 정규리그 45경기 가운데 44경기(선발 31경기, 교체 13경기)에 출격했다. 팀내 최다 출전이다. 2골-5도움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는 적었지만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볼턴의 간판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기로에 섰다. 이청용과 볼턴의 계약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다. 이청용의 꿈은 볼턴과 함께 EPL에 승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챔피언십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지만 EPL 승격은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골은 새로운 출발의 서막이다. 공격의 윤활유지만 골결정력 부족은 해묵은 과제였다. 회생의 탈출구였다. 골만 더해지면 이청용의 가치는 배가될 수 있다. 이청용은 그동안 이적시장 때마다 EPL팀들의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볼턴이 필수인력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는 거취에 대한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계약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아 볼턴이 이청용의 이적료로 책정해 놓은 700만파운드(약 122억원)도 타협의 여지가 있다.


홍명보호의 단비

이청용은 4년 전 남아공월드컵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이정수와 함께 공동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5일 스위스와의 A매치(2대1 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렸다.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1대2 패) 이후 1242일 만에 넣은 A매치 골이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임박했다. 그는 붙박이 오른쪽 미드필더다. 다음달 12일 소집을 앞두고 골을 터트린 것은 홍명보호에는 단비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플레이로 공격을 이끈다. 화려한 발재간을 앞세운 개인기와 스피드, 반박자 빠른 패스가 곁들여 진다.

공격 흐름을 주도하다보니 종종 찬스를 잡는다. 웬만해선 골보다 어시스트를 즐기지만 찬스보다 골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필요할 때 한 방을 터트려줘야 한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골을 넣어야 하는 것은 그의 임무다.

홍명보호에선 해결사 역할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기분좋은 골 기억이 브라질월드컵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자기최면을 걸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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