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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정 평가전, 다시 고개 든 골결정력 숙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02 09:26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3일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했다. 장신의 김신욱이 선수들과 훈련을 준비하는 가운데 큰 키 탓에 유독 눈에 띄고 있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1.13/

다시 한번 결정력이 문제였다.

홍명보호는 이번 미국 원정 평가전 3연전에서 단 1골만을 기록했다. 무수히 많은 슈팅을 쏟아냈지만, 골망을 가른 것은 단 한번이었다. 골이 터지지 않으니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0대4 대패를 당했던 멕시코전과 0대2 패배를 당한 미국전에서도 찬스는 있었다. 넣어줘야 할 순간 골을 넣지 못하다보니 흐름을 온전히 뺏어오지 못했다.

골결정력은 홍명보호의 오랜 숙제다. 홍명보호는 지난 7월 2013년 동아시안컵을 통해 출항한 이래 계속해서 골결정력이라는 숙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해 말리, 스위스, 러시아와의 3연전에서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기성용(선덜랜드) 등 유럽파와 김신욱(울산)이 맹활약을 펼치며 골가뭄을 해소했지만, 이번 미국 원정 3연전에서 다시 한번 과제를 확인했다. 특히 중원과 달리 공격진은 브라질행이 유력한 김신욱과 이근호(상주) 콤비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김신욱은 코스타리카전에서 한 골을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기인 공중장악 능력은 여전했지만, 스위스-러시아전에서 보여준 빼어난 연계력이 사라진 모습이었다. 팀과 걷도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근호는 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욕은 컸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장기인 스피드가 살지 않자 전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두 공격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니 당연히 득점력 부족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다. 홍 감독은 코스타리카전 막판과 멕시코전에서 제로톱을 다시 한번 가동해보기도 했지만, 이 역시 펄스9(가짜 공격수)에서 뛸 수 있는 선수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물론 선수들의 전반적인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김민우(사간도스) 고요한(서울) 좌우 날개는 부지런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주지 못했다. 박종우(부산) 이명주(포항) 이 호(경찰), 3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창의적인 패스를 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단조로운 패턴이 지속되며 김신욱 이근호 콤비가 고립되는 모습이 계속됐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결정력 부족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많은 찬스가 주어지지 않는다. 단 한번의 찬스에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집중력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번 미국 원정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수비 불안, 중원의 헐거움, 그리고 결정력 부재다. 다행히 결정력 부재 해소를 위한 토대는 조금씩 마련되고 있다. 미국 전지훈련기간 동안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불리는 박주영이 왓포드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마인츠)이 독일에서 연이어 골소식을 전하고 있다. 분명 홍명보호에는 희소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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