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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시티를 둘러싼 논란이 심상치가 않다. 그 중심에는 말레이지아 출신의 '괴짜 구단주' 빈센트 탄이 있다.
선수 영입에도 탄 구단주의 입김이 들어갔다. 탄 구단주는 2012년 여름 약 34억 원(추정치)를 들여 NK마리보르로부터 벨리코냐를 영입했다. 벨리코냐 영입과 관련해 구단의 어느 관계자와도 합의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벨리코냐 영입 배후에는 포르투갈 출신의 슈퍼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와 친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벨리코냐는 멘데스 에이전트사 소속 선수다. 탄 구단주는 당초 벨라코냐의 몸값으로 평가된 10억원의 세배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축구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멘데스와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탄 구단주는 자신의 결정에 반기를 든 무디를 해임시키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벨리코냐는 비싼 주급을 수령하면서 1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 한 경기에 출전에 그쳤다.
탄 구단주의 전횡은 맥케이 감독과의 알력 싸움으로 절정에 달했다. 탄 구단주는 경기 중 감독의 고유 권한인 전술 변화 및 선수 교체에 간섭하더니 급기야는 맥케이 감독 경질에 나섰다. 맥케이 감독은 새로운 명장으로 각광받는 지도자다. 다른 팀들이 군침을 흘릴 정도다. 그러나 탄 구단주의 생각은 다르다. 표면적인 이유는 선수 영입 요청 때문이다. 맥케이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3명의 선수를 영입해 팀의 전력을 강화시키고 싶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추가 지출을 꺼린 탄 구단주는 이에 격노했다. 탄 구단주는 즉각 사임을 권했고,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해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 과정에서 선수 영입, 전술 등을 지적하며 맥케이 감독의 자존심을 긁기도 했다. 특히 여름에 영입한 선수들에게 과도한 이적료를 지불했다며 투덜거렸다.
탄 구단주의 돈은 카디프시티에 EPL 승격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그러나 그 선물은 재앙으로 바뀌었다. 카디프시티 팬들은 탄 구단주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배바지만 봐도 고개를 젓는다. 과연 이 막장드라마의 결과는 어떻게 될지. EPL 연착륙에 성공한 김보경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