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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기 상태' 전북 살릴 '산소호흡기'는 이동국 선발 복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1-21 16:27 | 최종수정 2013-11-22 08:39


2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전북현대 코너킥 상황에서 FC서울 차두리가 이동국을 전담 마크하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8.28

예고된 참패였다. 그러나 충격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전북 현대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1대4로 대패했다. 울산-포항-서울로 이어진 3연전에서 전패했다. 특히 9일 당한 울산전 패배(0대2)가 직격탄이었다.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린 울산전 이전까지 전북은 우승 경쟁에 발을 담갔다. 경쟁팀보다 2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울산전을 승리로 장식하면 드라마같은 역전 우승도 가능해보였다. 그러나 이동국의 득점이 애매한 오프사이드 논란 휩싸이며 분위기가 급격히 넘어갔다. 결국 전북은 오프사이드 판정 이후 실점하며 패했다.

문제는 후유증이었다. 울산전 패배로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이탈한 뒤 급격하게 팀을 지탱하던 긴장감이 사라졌다. 후유증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됐다. 이승기에 이어 최전방 공격수 케빈이 15일 포항전을 하루 앞둔 팀 훈련에서 발목을 다쳐 시즌 아웃됐다. 수비의 핵인 정인환 마저 포항전 도중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다. 케빈의 부상으로 최강희 전북 감독의 포항전 승리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됐다.

악재는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몰려오기 마련이다. 호주 대표팀에 한 번도 발탁되지 않았던 중앙 수비수 윌킨슨이 호주 대표팀에 합류하며 A매치 기간 중 2연전에 결장했다. 김상식은 포항전 퇴장 징계로, 서상민은 경고 누적으로 서울전에 나설 수 없었다. 결국 주전 5~6명이 제외된 반쪽자리 전력으로 서울을 상대했고 참패로 이어졌다. 전북이 리그에서 3연패의 부진에 빠진 것은 2008년 3월 이후 5년 8개월 여 만이다. 최 감독은 최근의 부진을 이렇게 설명했다. "분위기가 깨졌다." 한마디로, '그로기' 상태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최 감독도 "리그를 운영하면 좋을 때와 안 좋을때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여러가지로 팀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남은 3경기에서 다시 반전을 해야 한다. 빨리 분위기를 추스려야 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곳곳에서 긍정적인 기운이 샘솟고 있다. A대표팀 차출로 잠시 팀을 비웠던 윌킨슨과 중앙 미드필더 서상민이 23일 인천과의 홈경기에 출격이 가능하다. 반전의 선봉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이동국이 나선다. 최 감독은 팀이 3연패에 빠진 동안 '조커'로 출격하며 서서히 체력을 끌어 올린 이동국의 인천전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90분 경기를 몇 경기 해야 경기 감각과 득점 감각이 돌아온다. 본인이 부상 트라우마를 벗어났기 때문에 남은 경기는 정상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인천전 선발을 생각하고 있다." 팀의 주축이자 '캡틴'인 이동국의 선발 복귀는 그로기 상태에 빠진 전북에 '산소 호흡기'와 같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기 부여도 충만하다. 전북은 남은 3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K-리그 최초로 5회 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및 최다 출전(8회)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분위기 반전과 대기록 작성 앞에 전북은 인천전 승리만을 그리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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