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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과 안산 사이' 성남 일화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추석 연휴 마지막날, 오전 조기축구를 마친 안산 축구인들이 시청앞 광장에 결집했다. '안산시 프로축구단 유치 캠페인'이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웠다. 시민구단 창단을 적극 추진해온 정승현 안산시의원(민주당)과 이종걸 안산시축구연합회장이 축구인들을 독려했다. 화랑초등학교 온곡중학교 안산고등학교 등 지역 유소년 축구선수들도 함께했다. 시청사까지 2㎞ 남짓한 거리를 행진했다.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삼삼오오 걷는 가족들의 얼굴도 눈에 띄었다. 저마다 기대감에 찬 표정이었다.
시장님이 나오셨다
이종걸 회장이 축구인들을 대표해 안산시민 2000여명의 서명과 함께 안산생활체육축구연합회 3만5000 회원 이름으로 된 결의서를 전달했다. '1128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와스타디움을 방치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안산시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은 프로축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축구를 통해 깨끗하고 열정이 넘치는 스포츠 안산의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유치의 타당성을 명시했다.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축구단이 자칫 정치 공세에 휘말릴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다. '76만 시민의 복지와 대화합을 위한 프로축구 유치에 있어 그 어떤 정치적 목적이나 도구로 이용하는 세력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해관계를 배제한 빠른 결정을 촉구한다'고 썼다. 결의서를 받아든 김 시장은 축구인들과 나란히 서서 오색 풍선을 날렸다.
김 시장 "축구단 유치 위해 최선 다하겠다"
축구인들 앞에선 김 시장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성남 일화 축구단 유치와 관련 "언론에 잘못 보도된 것도 있고, 왜곡된 것도 있다"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저희 시가 동호인들의 뜻을 모아서 프로축구단 유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말에 수백명의 축구인들이 환호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과정에서의 난관을 토로했다. "이런 큰 축구단 유치 과정은 보통 어렵지 않다. 첩첩산중이다. 행정적 절차가 엄청 많다. 시장이 결정하면 되는 걸로 생각하지만 녹록치 않다. 엄격한 절차와 과정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인 문제다. 1년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 난감하다. 메인 스폰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론을 짓기로 한 9월 말까지 열흘 정도 여유가 있다. 최선을 다해 안산시민 뜻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여러분들이 희망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드린다."
캠페인 직후 만난 김 시장은 신중했다. "아직 3부 능선을 넘었을 뿐"이라고 했다. 극도로 말을 아꼈다. 메인스폰서의 필요성을 한결같이 강조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을 이어가려면 절대적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20억~30억원을 투자할 후원사가 결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뉴발란스의 자회사인 워리어스포츠를 비롯, 복수의 스포츠 브랜드, 교육기업 등이 메인스폰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억~10억원 정도를 투자할 지역 중소기업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김 시장은 "물론 '걸림돌'만 잘 해결된다면 단번에 7부 능선을 넘을 수도 있다"며 웃었다. 애써 속내를 감췄지만 축구단 유치를 바라보는 '시장님'의 긍정적이고 호의적인 시선이 감지됐다.
안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