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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쿠 감독, 뒤늦게 밝힌 박지성 교체투입 배경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9-21 10:44



필립 코쿠 PSV에인트호벤 감독은 박지성(32)을 특별하게 챙긴다.

인연이 깊다. 200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해 전 입단한 박지성은 막 팀 적응을 마친 신출내기였다. 반면 코쿠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의 선수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베테랑이었다. 그라운드의 투사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코쿠와 박지성의 사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간극은 금방 좁혀졌다. 박지성은 코쿠를 팀의 리더로 따랐다. 코쿠는 박지성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엄지를 세웠다. 둘은 2004~2005시즌 에인트호벤의 에레디비지에 우승을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AC밀란(이탈리아)을 벼랑 끝까지 몰아 붙였다. 동행은 한 시즌 만에 끝났다.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러브콜에 맨유로 떠났다. 코쿠는 2007년까지 에인트호벤의 리그 3연패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2008년부터 에인트호벤에서 지도자로 입문, 1군 감독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둘은 8년 만에 재회했다. 코쿠 감독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 남아야 했던 박지성을 원했다. 박지성도 코쿠 감독의 구애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친정팀 복귀를 택했다.

코쿠 감독의 박지성 챙기기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2013~2014시즌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1차전(0대2 패)에서 드러났다. 코쿠 감독은 이날 박지성을 자카리아 바칼리를 대신해 후반 16분에 교체투입했다.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이유는 베테랑에 대한 배려였다. 코쿠 감독은 22일 라이벌 아약스와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를 앞두고 있어 박지성의 체력을 안배시켜야 했다고 밝혔다. 코쿠 감독은 "우리의 일정을 고려할 때 선수들로부터 최대한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루도고레츠전에서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기용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해야 한다. 선택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우리 팀의 모든 선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경기에 졌다고 해서, 1~2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은 데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에인트호벤은 한 달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8월 21일 AC밀란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9월 20일 루도고레츠전까지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향후 살인적인 일정도 버텨내야 한다. 에인트호벤은 22일 아약스전부터 3~4일 간격으로 리그, 컵대회, 유로파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코쿠 감독의 철저한 박지성 관리가 필요한 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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