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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크로아티아전 눈여겨 볼 관전포인트 3선

기사입력 2013-09-09 13:39 | 최종수정 2013-09-10 07:08

[포토] 선취골에도 기쁘지 않은 홍명보 감독

골 가뭄을 해소했다. 첫 승도 챙겼다.

그러나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웃을 수 없었다. 질책이 우선이었다. '경험 미숙', '느슨' 등의 단어가 등장했다. 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한국 56위)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4대1로 대승한 홍명보호의 어제였다.

무대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긴다. 10일 오후 8시 FIFA 랭킹 8위 크로아티아와 격돌한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마리오 만주키치(바이에른 뮌헨) 등 쟁쟁한 스타들이 제외됐지만 여전히 전력은 만만치 않다.

실험은 계속된다. 아이티전에서 유럽파는 클래스가 다른 플레이로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반면 방심이 화를 부른 수비라인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모든 포지션이 경쟁"이라는 말이 홍명보호의 현주소다. 2월 6일 한국은 런던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크로아티아에 0대4로 완패했다. 설욕의 기회다.

홍 감독으로서는 지휘봉을 잡은 후 유럽 강호를 상대로 첫 예방 주사를 맞는 무대다. 과연 크로아티아전에서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

공격라인의 포지션 파괴

아이티전 출발은 원톱 지동원(선덜랜드)과 섀도 스트라이커 이근호(상주)였다. 왼쪽 날개에는 손흥민(레버쿠젠), 오른쪽에는 고요한(서울)이 포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가 원톱, 구자철이 바로 밑에 섰다. 오른쪽에는 이청용이 출격했다. 후반 29분 이근호가 김보경(카디프시티)과 교체되자, 구자철이 위로 올라섰다. 김보경이 2선을 지켰다.

원톱과 섀도 스트라이커의 경계는 없었다. 원톱과 투톱이 교차했다. 포지션이 파괴되면서 '제로톱'에 가까웠다. 쉴새없는 포지션 이동을 통해 상대를 교란시키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좌우측 날개도 수시로 중앙을 파고들며 혼란을 가중시켰다.


공격수 가운데는 손흥민이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에게는 '본인이 교체해달라기 전까지 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험을 위한 배려였다. 아이티전에선 두 골을 터트린 손흥민과 후반 3골을 이끌어낸 이청용의 활약이 단연 눈에 띄었다.

아이티전에서 가동하지 않은 자원은 조동건(수원)과 윤일록(서울)이다. 크로아티아전도 이같은 공격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파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더블 볼란치, 이번에는 누구

홍 감독은 경계가 명확하다. 현재는 실험의 시대다. 골키퍼를 제외하고 발탁한 필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기회를 준다. 아이티전에선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짝을 이뤘다. 후반 20분에는 하대성이 교체되고 한국영(쇼난)이 그 자리에 섰다. 크로아티아전에선 박종우(부산)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하대성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기성용(선덜랜드)의 공백이 느껴지는 위치다. 패스가 나아가야 할 타이밍에서 주춤하다. 종패스의 문이 열렸지만 횡패스로 템포를 죽였다. 골을 넣은 후에는 압박도 느슨해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 때문에 홍 감독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홍 감독은 8일 열린 훈련에서 구자철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부여했다. 이어 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고 선수 구성을 할 예정이다. 구자철은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했다. 내년 월드컵에서 얼만큼 선수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구자철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며 포지션 이동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블 볼란치는 공수의 연결고리이자 전술의 중심이다. 한 순간이라도 집중력을 잃으면 위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크로아티전에서는 어떻게 변신할지 주목된다.

수비라인 변화의 바람

아이티전 선택은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이었다. 둘은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을 출발점으로 홍 감독과 오랜기간 함께 호흡했다. 그동안 큰 허점없이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아이티전은 기대를 밑돌았다. 일방적인 공세에 볼을 잡을 기회가 적었다. 그러나 한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전반 45분 아이티 공격수 벨포트에게 헤딩 동점골을 내줬다. 수적 우세에도 침투하는 선수를 놓쳤다. 후반 초반에도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상대의 역습에 중앙이 무너지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변화의 키는 최강희호의 주장 곽태휘(알 샤뱝)다. 중동에서 뛰는 선수 중 유일하게 승선한 그는 32세로 최고참이다. 홍 감독과는 첫 호흡이다. 홍 감독은 "곽태휘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 어느 선수와 어울리는지 적응력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태휘도 '홍심(洪心)'을 잡아야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크로아티아전 중앙수비 재배치도 새로운 물결이다.

좌우 윙백에는 아이티전 선발인 박주호(마인츠)와 김창수(가시와)가 아닌 윤석영(QPR) 이 용(울산)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골문은 정성룡(수원)을 밀어낸 김승규(울산)가 계속해서 지킬 지도 관심사다. 결전이 임박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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