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대를 써 볼 생각이다."
김승대는 지난해 포항의 우선지명을 받아 입단한 신인이다. 포철동초를 시작으로 포철중과 포철공고, 영남대를 거친 '메이드 인 포항'이다. 입단 당시엔 돋보이지 못했다. K-리그 최강의 허리이자 유스왕국인 포항에서 그는 또 한 명의 선수였을 뿐이다. 하지만 경기장 곳곳을 누비는 성실함과 정확한 오른발은 황 감독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 잡았다. 포항이 승부처에 처했을 때 마다 김승대는 중용됐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조별리그 분요드코르(2대2 무), 히로시마 원정(1대0 승)에서 로테이션의 축 역할을 담당했다. 지난 7월 3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선 후반 막판 고무열의 결승골을 도우면서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시즌에 돌입하면서도 황 감독이 자신감을 가졌던 이유는 김승대 같은 재능있는 백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장 바깥에서의 생활도 모범생이다. 백업과 결장을 오가던 시즌 중반 구단이 포항 시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소년 클리닉에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재능을 기부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경기에 못 나서고 겉돌 때 어깨가 처질 만한데 항상 웃으면서 즐겁게 아이들과 어울렸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단 숙소인 송라클럽하우스에서도 선배들의 든든한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40년 전통의 명가 포항은 스타의 산실이었다. 지난해에는 이명주라는 최고의 별을 키워냈다. 이제 '샛별 바통'은 김승대에게 이어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