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인감독, 흑인 감독을 인종차별로 고소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8-28 10:31


인종차별은 보통 백인들이 유색인종을 대상으로 한다. 극단적인 인종차별로 지탄을 받고 있는 쿠클럭스클랜(Ku Klux Klan·KKK)단도 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한다. 남아공 역시 극단적인 백인우월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로 비난받은 바 있다. 그런데 축구계에서 반대의 일이 발생했다. 백인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흑인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했다.

28일 외신들은 일제히 톰 사인트피트 말라위 감독이 인종차별 발언을 한 스티븐 케시 나이지리아 감독을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벨기에 출신 백인이다. 케시 감독은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흑인이다. 인종차별 논란은 9월 7일 열리는 말라위와 나이지리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지역 예선 경기 장소 문제로 불거졌다. 나이지리아 칼라바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경기장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케시 감독은 "사인트피트 감독이 FIFA에 경기장 변경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벨기에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아프리카 사람이 아니라 백인 양반이다. 칼라바르는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미쳤다"고 말했다.

이에 사인트피트 감독은 "FIFA가 인종차별을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이번 경우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인이 아프리카인의 특색과 관련해 입을 벙긋하면 큰 봉변을 당한다"며 "나는 인종차별의 주체가 누구이든지 모두 반대한다"고 말했다.

사인트피트 감독은 나미비아, 짐바브웨, 에티오피아,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지휘했다. 현재 무보수로 말라위를 맡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말라위는 월드컵 아프리카 2차 예선 F조에서 각각 승점 9, 7을 기록해 1,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1위에만 최종예선 출전권을 얻는다. 말라위와 나이지리아는 이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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