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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극장'의 주연 고요한 "힘이 쪽 빠졌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21:39


FC 서울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리그 최하위인 대전 시티즌를 상대로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경기를 벌였다. 결승골의 주인공 고요한이 팀동료 아디의 축하를 받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8.15/

또 '서울 극장'이었다. '7연승 시리즈'의 주연은 고요한(25)이었다.

2-0으로 리드할 때만해도 낙승 분위기였다. 순간의 방심이 화를 불렀다. 리그 최하위 대전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간은 또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설마했다. 그 순간 '서울 극장'이 다시 열렸다. 피날레 골의 주인공은 고요한이었다. 후반 48분이었다. 김현성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고요한은 주저하지 않고 서포터스 석을 달린 후 방향을 틀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달리기 시작했다. 벤치 바로 옆에서 부둥켜 안았다.

FC서울이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3라운드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3대2로 승리했다. 7연승을 질주했다. 올시즌 최다 연승이다. 울산과 성남이 보유하고 있는 클래식 최다 연승인 9연승에 바짝 다가섰다. 승점 40점 고지를 밟은 서울은 12승5무6패(승점 41)를 기록, 3위로 뛰어올랐다.

경기 후 고요한은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그는 "7연승을 위해 대전은 꼭 잡아야 했다. 서울 극장을 또 써서 기쁘다"며 수줍게 웃었다. "힘이 쪽 빠졌다. 서울 극장을 많이 썼기에 희망을 안버리고 했다. 그래서 기뻤다."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린 직후 기분이었다.

고요한은 이청용(볼턴)과 함께 나란히 중학교를 중퇴하고 2004년 서울에 입단했다. 어린 나이지만 입단 10년차의 '최고참'이다. 그는 "그 전에 슈팅 때렸을때는 골키퍼를 안보고 찼는데 두 번째 찬스때는 골키퍼를 보고 침착하게 때렸다"며 "그날 따라 그런 경기가 있다. 이 경기는 지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워낙 상승세라 그런 기억들이 났다"며 웃었다.

동아시안컵에 A대표팀에 발탁된 고요한은 페루전에서는 제외됐다. 배려였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살인적인 K-리그 일정을 감안, 팀별 안배를 했다. 2명을 넘지 않았다. 3명이상 발탁하면 팀 전력에 균열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은 하대성과 윤일록이 페루전을 누볐다. 고요한은 "최(용수) 감독님도 괜찮다고 했다. 팀에서 잘하고 있으면 또 기회가 있을 것이다.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했다.

23라운드를 이틀 앞당겨 치른 서울은 알아흘리와의 ACL 8강 1차전(23일 오전 3시·한국시각)을 위해 1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한다. 고요한은 "2년 전 8강에서 넘어졌는데 8강을 넘어서 높은 곳 까지 넘어가고 싶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 힘 합쳐서 꼭 이기고 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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