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프로구단 등 민간단체에 주요 경기장 운영권 부여 등의 내용을 담은 '서비스산업 발전방안'을 내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프로구단의 경기장 직접 소유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아레나의 모습. 바이에른 뮌헨과 1860뮌헨이 공동소유 중인 이 경기장은 2005년 완공 당시 알리안츠사가 30년 간 경기장 명칭권을 구입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뮌헨(독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알리안츠아레나(바이에른 뮌헨 홈구장)나 에미리츠 스타디움(아스널 홈구장) 같은 경기장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프로구단 등 민간단체에 주요 경기장 운영권 부여 등의 내용을 담은 '서비스산업 발전방안'을 내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개정된 스포츠산업진흥법에는 프로구단이 최대 25년간 경기장을 임대하는 것이 가능하나 임대를 최대 5년으로 못박은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발목이 잡혀 효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정부는 스포츠산업진흥법의 '공유재산을 25년간 사용·수익할 수 있다'는 조항을 아예 민간에 넘길 수 있도록 조항을 개정하고, 이 조항과 상충되는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의 내용도 일부 수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국내 프로스포츠에는 일대 변화의 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생의 열쇠 중 하나로 경기장 운영 사업을 꼽았던 프로축구계의 행보에 주목된다. 국내 프로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통해 지어진 전용경기장을 활용 중이다. 그러나 지자체 임대 방식으로 경기장을 빌려 매점 운영사업권 정도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법 개정이 이뤄지게 될 경우, 경기장을 직접 소유해 임대사업이나 광고 판매권, 경기장 명칭권을 기업에 파는 등의 대규모 수익 사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FC서울을 비롯해 수원 삼성, 인천 유나이티드, 대전 시티즌, 전북 현대, 전남 드래곤즈, 경남FC,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월드컵경기장 내지 축구전용구장을 활용 중인 구단들이 수혜자로 꼽힌다.
해외에서 경기장을 활용한 구단 수익 사업은 기본으로 꼽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등 빅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남미 대부분의 클럽들이 자체 경기장을 확보해 수익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맨시티는 2011년 홈구장인 시티오브맨체스터 스타디움의 이름을 10년 간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쓰는 대가로 1억파운드(약 1719억원)를 받았다. 2006년 아스널도 홈구장 이름을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인 에미리츠항공에 15년 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1억파운드의 수익을 올렸다. 경기장 명칭권 판매 뿐만 아니라 자체 수익시설 구축 및 임대 사업 등을 통해 매년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나 미 프로농구(NBA) 등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초기 투자 비용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국내 프로스포츠 전반이 긴축재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기장 구입을 통해 향후 얻게 될 수익은 크지만, 당장 이를 충당할 만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모기업으로부터 매년 수백억원씩 지원을 받는 기업 구단들이 있으나, 경기장 구입은 연간 지원금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김형석 국민대 스포츠산업연구소 박사는 "그동안 만성적자를 겪었던 프로스포츠 구단이 흑자경영의 문을 열 수 있게 된 계기가 마련됐다"면서도 "각 구단 별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는 만큼, 초기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