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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힘, 판단으로 이해하기 힘든 운명, 징조를 두고 '징크스(Jinx)'라고 한다. 흔히 징크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심리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선수, 감독 입장에서는 묘하게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한시즌 중 한 경기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결과에 따른 상처가 너무 크다. 지독한 수원 징크스를 겪고 있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어떻게 준비해도 잘 안되더라"라며 고개를 숙였다.
서 감독이 올시즌 깬 징크스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 감독은 K-리그 데뷔전이었던 성남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2대1로 이겼다. 수원은 2006년 11월 19일 이후 성남 원정에서 4무3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에는 전북 원정길에서 2대1 승리를 거두며 4년6개월만에 지긋지긋한 '전북 징크스'를 날려버렸다. 수원은 2008년 9월 27일 이후 전북전 12경기 연속 무승(5무7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해에는 전북 원정에서 모두 3실점이나 하며 무릎을 꿇었다. 우승경쟁을 펼치는 팀간의 징크스였던만큼 여러모로 의미있는 승리였다.
서 감독은 "올시즌에는 가급적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징크스를 깨고 싶다. 성남원정, 전북, 대전원정 징크스를 초반에 모두 깼다. 심리적으로 준비를 잘 하면 징크스는 없다. 그래야 수원이 더욱 강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했다. 서 감독은 올시즌 수원의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어린선수들을 중용하고, 전술적으로도 재밌는 축구를 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징크스 타파라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초보 감독' 서정원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