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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선수들은 7일 성남전을 앞두고 독을 품었다. '필승의지'를 불태웠다. 올시즌 성남으로 둥지를 옮긴 안익수 전 부산 감독에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그러나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했다. 내면은 달랐다. 정형화된 틀에서 숨죽여 지낸 지난 2년에 대한 '복수'(?)를 꿈꿨다. 선수들은 스스로 경기 이틀 전 합숙을 자청했다. 분석도 배로 했다. 주장 박용호는 "선수들이 안 감독님에게 예의(?)를 갖춘 골 세리머니도 준비했다"고 전했다. '베테랑 수비수' 이정호도 선수들의 강한 의지를 인정했다. "지난해 안 감독님에게 지도받았던 선수들은 의지가 뜨거웠다. '절대 지지 말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지난 시즌 후반 잦은 교체에 불만을 품어 안 감독의 눈밖에 난 외국인선수 파그너도 독이 바짝 올라있었다. 코칭스태프에게 선발로 출전시켜달라고 떼를 썼다. 팬들도 선수들의 분위기에 동참했다. '성남의 말고기가 그렇게 땡기더냐'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계약기간(2년)이 남았음에도, 친정팀으로 돌아간 안 감독을 향한 귀여운(?) 도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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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뒤 안 감독은 씁쓸한 표정이었다. 시즌 첫 승 달성이 또 물건나갔다. 그러나 옛 제자들의 성장에 박수를 보냈다. 안 감독은 "옛 제자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안 감독은 "부산은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박종우를 예로 들었다. 안 감독은 "박종우가 스케일이 작은 '독도 세리머니'가 아닌 '후지산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올해 최강희호에서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뭉치는 힘에 흡족해 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상대를 잘 알고 운동장에 나가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지시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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