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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의 힘은 패스다.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상대를 공략하는 방식은 대표적인 스타일로 굳어진 지 오래다. 일본 스스로도 '아시아 최고의 패스 축구'를 구사한다고 자부해왔다.
약점을 드러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저하되면서 상대에 주도권을 넘겨줬다. 측면을 활용한 플레이에 수 차례 공간을 내주면서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환경 탓에 체력 소모가 다소 빨랐던 탓도 있지만, 앞선 경기에서 드러났던 체력적 우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수 기용폭이 좁은 포항의 아킬레스건은 체력과 부상자 관리다. 황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히로시마전 후반전에 드러난 모습은 포항이 승부처에서 템포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무너질 수도 있다는 교훈을 일깨워 준 경기다. 황 감독이 경기 후 "100% 만족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 부분도 이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적지에서 지옥의 4월을 이겨낼 만한 자신감은 얻었다. 이제부터가 포항에겐 진정한 시험대가 될 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