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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운명 거머쥔 대의원 24명, 선거 혁명 일어날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1-24 18:37 | 최종수정 2013-01-25 08:28



여권의 입장에선 사실상 '지기 힘든 선거'다. 반면 야권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다.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의 밀실 경질,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거액의 특별위로금(약 1억5000만원) 지불,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한 저자세 외교 등 현 축구협회의 잦은 실정이 도화선이었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사상 처음으로 4명의 후보가 난립했다.

여권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내세웠다. 정 회장은 20년간 한국 축구를 좌지우지한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다. 1993년 축구대권을 잡은 정 명예회장은 2009년 협회장에서 물러난 후 조중연 회장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조 회장은 후진 행정으로 좌초했고, '현대가'는 새로운 주자를 등장시켰다.

야권에선 2전3기의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이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정 회장과 초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그는 24일 마지막 카드를 공개했다. 연간 2억원 수준의 축구협회장 연봉을 축구계 발전을 위해 기탁하겠다고 했다. 또 측근 인사 배제와 임기 4년 후 재선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군소 후보'로 분류되는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과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마지막 반전을 노리며 백방으로 뛰고 있다.

열쇠는 대의원이 쥐고 있다.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 등 24명이 한 표를 행사한다.

시대가 시대라 선거 제도를 두고 말들이 많다. 투표 인단의 대표성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2010년 중앙대의원 제도(5표)가 폐지됐지만 여권의 프리미엄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소 3장의 고정표가 있다. 무효표를 방지하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프로축구연맹 총재에서 물러난 정 회장은 현대오일뱅크 사장인 권오갑 실업연맹 회장과 현대중공업 출신의 오규상 여자연맹 회장, 김정남 프로연맹 총재 직무대행 등 '현대가'의 조직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야권은 현대가의 아성을 무너뜨려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

과연 선거 혁명이 일어날지가 관심사다. 대의원들은 대부분 표심을 결정했다. 스포츠조선은 24명의 대의원 중 답변을 거부한 6명을 제외하고 18명을 설문 조사했다. 18명 가운데 12명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할 지를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6명 중 4명은 선거 당일, 1명은 25일쯤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대길 풋살연맹 회장은 부회장에게 투표권을 넘겨 한 표를 행사한다. 축구협회 임원(이사) 출신인 그는 1년이 지나야 권리가 생긴다. 대의원들의 후보 결정 기준은 변화와 개혁, 소통, 축구 발전과 마인드, 도덕성, 외교력 등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현 축구협회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7명의 대의원이 평가를 유보한 가운데 5명이 50~60점대로 평가했다. 이색 점수도 눈길을 끌었다. 손호영 경북축구협회장이 100점을 준 반면 조병성 고등연맹 회장은 10점을 부여했다. 선거 과열 여부에 대해서는 절반이 동의, 절반은 부인했다. 현행 대의원 선거 제도와 관련해선 10명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한국 축구가 갈림길에 섰다. 좋든, 싫든 대의원들이 키를 잡고 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그들이 중심을 잡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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