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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력 돋보인 수비형 MF 기성용, 삼박자 빛났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1-20 16:31 | 최종수정 2013-01-20 16:32


사진출처=스완지시티 홈페이지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의 주 임무는 수비와 공-수 조율(홀딩) 등이다.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기성용은 수비와 공-수조율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1m90이 넘는 뛰어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상대의 예봉을 차단한다. 과격한 태클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서 얻은 최고의 선물이다. 홀딩은 그의 주특기다. 유럽 선수 못지 않은 볼 간수 능력으로 웬만하면 볼을 빼앗기지 않는다. 볼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지배하는 스완지시티의 스타일에 딱 맞다.

반면 EPL에서 선 보인 기성용의 공격적 능력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렸다. 셀틱 시절 선보였던 공격적 능력이 스완지시티에서 좀처럼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완지시티의 팀 전술이 그를 수비에 주력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만들었다. 2010~2011시즌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완지시티는 EPL에 최초로 참가하는 웨일스 클럽이다. 강등권 탈출과 중위권 유지가 목표다. 상위권 팀과 대결할 때는 엉덩이를 뒤로 쭉 빼는 수비적인 전술을 사용한다. 기성용은 셀틱 시절과 달리 수비에 더 치중한다. 기성용의 EPL 첫 공격 포인트도 21경기만에 터져 나왔다. 지난 시즌 셀틱에서 뛰며 40경기에 출전, 7골-7도움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데뷔 공격포인트가 늦게 터진 감이 있다.

그러나 최근 기성용의 공격 능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기성용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서 열린 23라운드 스토크시티전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선제골을 도왔다. 0-0으로 맞선 후반 4분 데이비스에게 롱패스를 찔러 줬고, 데이비스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스토크시티의 골망을 갈랐다. 스완지시티는 3대1로 승리를 거두며 리그 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어느덧 시즌 3호 도움이다. 지난 1월 2일 애스턴빌라와의 리그 경기(2대2 무)와 6일 아스널과의 FA컵 64강 첫 경기(2대2 무)에서 2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한 뒤 4경기 만에 터져나온 공격포인트였다. 주목할 점은 기성용이 1월에 열린 6경기에서 3도움을 기록했다는 것. 공격 가담이 눈에 띄게 늘었고 패스의 질이 좋아졌다. 그는 스토크시티전에서 전반 30분과 33분에 각각 랑헬과 데이비스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줬다. 득점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완벽한 킬 패스였다. 시즌 3호 도움도 데이비스의 공간 침투에 맞춰 발 밑으로 공을 배달해준 기성용의 패싱 센스가 돋보인 결과다.

최근 공격 전개의 임무를 맡았던 브리튼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공격 본능이 살아났다. 기성용의 발 끝에서 스완지시티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홀딩과 수비, 공-수 조율을 넘어 공격도 잘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이 제 모습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공격 포인트는 이런 변화 속에 찾아온 반가운 보너스다.

한편, 2부리그인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는 김보경(24·카디프시티)는 한달 여 만에 시즌 2호골을 기록했다. 김보경은 20일 영국 블랙풀의 블룸필드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블랙풀과의 챔피언십 28라운드에서 0-0이던 후반 9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카디프시티는 2대1로 승리했다. 행운도 따랐지만, 순간적인 감각이 빛났던 득점이다. 애런 군나르손이 페널티에어리어 내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자, 쇄도하던 김보경이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갈랐다. 김보경이 득점을 한 것은 지난해 12월 8일 블랙번전 이후 44일 만이다. 김보경은 선발과 교체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휴식도 취하는 등 배려 속에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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