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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테스트생' 김인성 "도전, 멈추지 않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1-18 21:58 | 최종수정 2013-01-20 08:33


◇CSKA모스크바에서 뛰었던 김인성이 강원FC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고 있다. 18일 전남 순천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인성.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CSKA모스크바에서 활약했던 김인성(24)이 국내에서 재기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인성은 지난 17일 강원FC의 동계훈련지인 전남 순천에 도착해 팀 훈련에 합류했다. 정식 입단이 아닌 테스트 신분이다. 김인성은 1주일 정도 팀 훈련을 함께 하면서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기량을 점검받는다. 김 감독과 강원은 테스트 결과에 따라 김인성의 입단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김인성은 2011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했으나, 미지명 되어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 입단했고, 지난해 2월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CSKA모스크바 입단에 성공했다. 드래프트 미지명 선수가 해외에 진출해 국내에 복귀한 사례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 관계자는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한 사례가 아니라, 지원했지만 미지명 된 선수였기 때문에 자격이 된다. 회의를 거쳐야 하지만, K-리그 팀 입단에 지장은 없다는 유권해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인성의 CSKA모스크바 입단 소식은 무명 선수의 색다른 도전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CSKA모스크바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출전명단에 김인성을 포함시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박지성(32·QPR) 이후 세계 최고의 클럽대항전에 모습을 드러낼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큰 주목을 받았다. 비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무대에서 뛸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2011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 받았던 김인성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김인성은 3월 제니트와의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르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주전 명단에 끼지 못하면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

18일 순천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인성은 후일담을 담담하게 털어 놓았다. "(CSKA모스크바가) 후보 선수까지 각국 국가대표로 채워져 있다보니, 쉽게 기회를 부여받기 힘들었다.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지난해 11월 구단 측에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팀으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주전경쟁보다 힘들었던 것은 여타 유럽과는 다른 러시아 생활이었다. 그는 "언어적으로도 힘겨운 부분이 많았고, 외로움도 컸다. 다 내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회는 없다. 큰 무대를 경험한 것 만으로도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인성은 "경기를 실제로 뛸 기회는 적었지만, 보는 것으로도 큰 공부를 했다. 선수들의 볼 컨트롤이나 경기 운영, 순간 대처 방법 등 여러가지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CSKA모스크바에서 뛰고 있는 일본 대표팀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27)를 두고는 "항상 친하게 지냈던 친구"라고 소개했다.

12월 귀국한 김인성은 국내에 머물며 짧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오래가진 않았다. 귀국 2주 뒤부터 개인 훈련으로 몸 만들기에 들어갔고, 올해들어 새 출발에 도전하고 있다. 강원 합류 뒤 첫 훈련이었던 18일에는 원광대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30분을 뛰면서 1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인성은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합류했지만, 아직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시 김인성이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국내에 복귀나 유럽 재진출 모두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몇 번을 실패하더라도 꼭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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