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핵'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67)이 링에 올랐다.
허 회장은 '내실 다지기'에 목숨까지 걸었다. 10년 앞을 내다본 청사진을 제시했다. 축구협회 등록선수 확대가 골자다. 허 회장은 "한국은 인구에 비례해 협회 등록 선수가 적다. 현재 3만6790명인 등록선수를 2016년에는 20만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만명 등록이라는 10년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축구발전국과 교육국을 신설할 것이다. 꼭 해야 한다. 기꺼이 목숨까지 바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허 회장은 이날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답은 나와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넓고, 깊게 기초를 닦아야 한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었다. 여기에 선진 행정시스템이 결합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축구가 단단하고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 산업이 커지는 것이다. 인위적인 것은 한계가 있다. 등록선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고용 효과와 산업의 크기가 달라진다. 여기에 '답이 있다'고 얘기한 것이다. 축구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켜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993년 정몽준 현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축구협회 수장에 오른 후 20년간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1997년과 2009년 두 차례 축구협회장(1997년, 2009년) 선거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4년 전에 정 회장이 내세운 조중연 후보와의 대결에서 10대18, 8표차로 졌다. 당시 축구협회의 특권인 중앙대의원(5표) 제도가 존재했다. 많아야 2~3표 정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이변의 10표를 얻으면서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중앙대의원 제도는 2010년 폐지됐다.
허 회장은 정 회장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여권의 정몽규 총재와 '빅2'로 꼽히고 있다. 그는 "정치적 야심도, 명예욕도, 갚아야 할 이해관계가 없다. 오직 축구만 생각하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축구가 다시 한번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회장이 된다면 4년 임기 동안 한국 축구의 40년을 준비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 그러고 나서 후배들에게 넘기겠다. 허승표를 끝으로 우리 시대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장은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 등 24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선거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13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결선투표를 다시 치른다. 김성원 김진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