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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표 회장 9일 출마 선언, 운명의 주사위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1-09 08:50



'정권 교체'를 그리고 있는 야권의 핵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67)이 무대에 오른다.

허 회장은 9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회장(59),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57),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51), 정몽규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51)에 이어 마지막으로 등장한다.

'New KFA, 허승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답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New KFA(Korea Football Association)'는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축구협회를 의미한다. 2전3기의 도전이다. GS그룹을 창업한 고 허만정 회장의 일곱번째 아들인 그는 재벌가 출신이다. '온실속의 화초'와는 거리가 멀었다. 보성고와 연세대를 거쳐 신탁은행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지도자 연수를 하며 코치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최순영 전 축구협회장이 재임하던 1980∼1982년 국제담당 이사와 김우중 전 축구협회장 체제였던 1990∼1991년 국제담당 부회장 겸 상비군관리위원장(현 기술위원장)을 역임했다. 기술위원장 시절 훈련 수당과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당시 유창한 영어 실력과 깔끔한 매너로 '국제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993년 정몽준 현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축구협회 수장에 오른 후 대척점에 섰다. 20년간 비주류의 길을 걸었다. 1997년과 2009년 두 차례 축구협회장(1997년, 2009년) 선거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4년 전 선거에서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 회장이 내세운 조중연 후보와의 대결에서 10대18, 8표차로 졌다. 당시 축구협회의 특권인 중앙대의원(5표) 제도가 존재했다.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으로 인식됐다. 많아야 2~3표 정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변의 10표를 얻으면서 재도전에 발판을 마련했다. 중앙대의원 제도는 2010년 폐지됐다.

허 회장은 출마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화합과 소통, 국제 외교력 강화, 선진국형 축구 인프라 구축, 축구협회 개혁 등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다.

허 회장의 출마선언과 함께 축구협회장 선거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허 회장은 여권인 정 총재와 함께 '빅2'로 꼽히고 있다. 정몽준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정 총재는 7일 '세계로 향한 비상, 미래를 위한 혁신, 소통을 통한 화합'이라는 화두로 출마를 선언했다.

축구협회장은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과 8명의 산하 연맹 회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 등 24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선거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진행된다.

복수의 축구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선거 판세는 허 회장의 박빙 우세로 분석되고 있다. 정 총재는 현대가(家)인 프로, 실업, 여자연맹의 고정표가 있다. 현대가의 영향력에 있는 울산시축구협회도 정 총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한계도 있다. 허 회장은 '현대가 세습 논란'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다수의 시도협회장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가와 무관한 몇몇 연맹 회장도 허 회장 쪽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13표)를 얻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가 결선투표를 다시 치른다.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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