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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라면 당연히 높은 곳을 쳐다봐야 하는 것 아닌가."
관중 동원은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판만 벌려놓는 식으로는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지역 여건과 정서에 맞는 홍보-마케팅 툴을 개발하고 실천해야 한다. 지난해 지방을 연고로 한 제주 유나이티드(45.4%)와 대구FC(12.8%)가 16개 구단 중 '유이'하게 관중 증가를 기록했다. 수도권 연고 구단이 아니더라도 노력하면 충분히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다. 단순하게 숫자만 늘리려는 노력은 무의미 하다. 관중 부풀리기에 곧잘 동원되는 공짜표 남발은 구단 수익 뿐만 아니라 가치까지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합리적인 가치 책정이 당장은 손해일 지 몰라도 올바른 문화로 가는 첫 걸음이 된다. 올해부터 관중수가 수익과 직결된다. K-리그 이사회는 그동안 각 구단에 100% 균등 지급하던 프로연맹 사업 수익금 규정을 손질했다. 50% 균등 지급, 나머지 50%는 관중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판을 키울 수는 없지만, 길게 내다보면 잠재고객 확보 같은 답이 나온다.
2부리그 8팀도 현실적인 도전이 요구된다. 당장 1부리그에 진출한다는 장밋빛 꿈보다는 1부리그에서도 버틸 수 있는 팀을 만드는 작업이 우선이다. 지속적인 수익과 흥행을 위한 연고지 밀착도 중요하다. 최상위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1부리그 팀과 같은 준비와 움직임으로는 팬심을 잡기 힘들다. 팬들의 눈높이는 '프로'라는 간판에 쉽게 현혹될 정도로 어수룩 하지 않다.
이상을 실현시키는 것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무리한 목표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30주년을 맞이하는 2013년 K-리그의 과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