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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은 각 팀들의 고유 브랜드였다.
서울의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는 K-리그를 평정했다. 울산은 철퇴 축구를 앞세워 아시아챔피언이 됐다. 전북 역시 우승은 아니었지만 닥공(닥치고 공격) 시즌 2로 2위에 올랐다. 포항은 시즌 중반 '제로톱'을 들고 나와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 역시 닥공을 버릴 생각이 없다. 전북은 사임을 표명한 이흥실 감독대행의 후임으로 파비우 피지컬 코치를 선임했다. 7월에는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돌아올 때까지 팀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7월 최 감독이 돌아오면 전북의 '닥공'은 시즌 3를 제대로 보여줄 참이다.
포항은 '제로톱 너머'를 생각한다. 사실 '제로톱'은 공격수들이 최악의 부진을 보일 당시 임시방편이었다. 포항이 제로톱을 선보인 경기는 4~5경기 밖에 안된다. 올 시즌 포항은 '메이드인 포항 축구'로 나선다. 황진성 신광훈 신화용 등 포항 유스팀 출신 선수들을 축으로 포항화(化)된 선수들을 버무릴 참이다. 짧은 패스와 스피드있는 공수전환이 돋보이는 축구를 할 생각이다.
이같은 축구계 브랜드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이 주창한 '스마트 축구'다. 현역시절 서 감독은 스피드와 기술이 돋보였다. 코치를 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스피드와 기술을 강조했다. 이제 한 팀의 수장이 된만큼 자신만의 '스마트 축구'를 마음껏 펼칠 것으로 보인다.
상위 팀만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위팀들도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공통적인 브랜드다. 바로 '생존 축구'다. 올 시즌에도 13위와 14위를 차지하는 2개팀이 강등된다. 여기에 12위팀은 2부리그 우승팀과 승격 플레이오프를 해야만 한다. 생존이 절실하다. 1부리그 잔류를 위해 '생존'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