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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시즌 인천 지켜보세요. 올시즌 제주처럼 마케팅으로 대박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얘기는 달라진다. 극심한 재정난에 시달렸다. 지난 2월에는 2003년 창단 후 처음으로 선수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기도 했다. 12월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후원금이 줄고 창단 때부터 납부를 미뤄오던 축구발전기금 20억 원 등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어 구단이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천은 현재 인천시에 긴급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인천의 내년 전체 예상 수입과 지출은 모두 156억원이다. 수입 중 광고 후원금이 51%(79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광고후원금 모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광고후원금도 작년보다 21%(25억원)가 줄었다. 선수를 대거 팔지 않는 이상 자체 수익금을 올리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나빠진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의식의 전환이다. 제주는 올시즌 마케팅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다양한 이벤트로 '축구불모지' 제주를 바꿨다. 제주는 올시즌 전년 대비 45.4% 증가한 평균 6538명의 관중을 끌어들였다. 제주가 올시즌 한 마케팅도 다른 구단도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제주를 달라지게 했다. 인천의 2013년 계획도 마찬가지다. 색다른 이벤트가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절박함에서 비롯된 의지가 구단 전체에 퍼져있다. 우울한 현재에도 희망찬 미래를 노래할 수 있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