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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70)이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강단에서 교수로 변신했다.
퍼거슨 감독의 강의는 이 대학 아니타 엘버스 교수의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엘버스 교수는 지난 해 '퍼거슨 리포트'라는 주제로 대학원생들을 이끌고 영국 맨체스터를 방문해 퍼거슨 감독과 선수들, 구단 경영진을 인터뷰하며 성공 사례를 분석했다. 그는 리포트의 마지막 챕터를 완성하기 위해 퍼거슨 감독을 특별 초청했다.
짬을 내 미국으로 날아온 퍼거슨 감독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나이에 젊은 이들의 미래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게 기쁘다"면서 "학생들의 프로의식은 놀라웠다. 성의있는 숙제와 열성적인 수업태도 덕분에 나도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가 이 얘기를 너희에게 천 번쯤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말을 시작하는 코치를 봤다. 선수들 반쯤을 졸고 있는 게 보였다. 상상력을 동원해 좀 더 다른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이탈리아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공연을 본 적이 있다. 클래식 공연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한 파트가 시작하고 한 파트가 멈추는 오케스트라를 보고 조화와 팀워크를 생각하게 됐다. 선수들에게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완벽한 팀을 이루는지 설명한 기억이 있다.
난 상대 주축 선수 1명 또는 2명에만 집중한다. '누가 프리킥을 차는가' '누가 볼 점유율이 높은가' '누가 가장 도발적인가' 그 1~2명을 빼곤 우리 팀 전술에만 신경 쓴다.
전반이 끝나고 피치에 다시 서기까지 8분이란 시간이 있다. 이 때가 가장 중요하다. 이기고 있을 땐 모든 게 쉽다. "만족하지 말고 집중하라"고 하면 된다. 반면 지고 있을 땐 반드시 임팩트를 줘야 한다. 전반 종료 몇 분 전부터 난 선수들에게 무엇을 말할까 집중적으로 고민한다. 거의 무아지경이 될 수준이다.
지난 시즌 우승을 놓친 걸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 하위팀 블랙번이 우리를 홈에서 이길 줄 누가 상상했겠나. 에버튼에게 4-2로 이기고 있다가 7분 남기고 동점이 될 줄 누가 알았겠나. 내 마지막 바람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두 번 다 패하지 말자'였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리그보다 더 큰 대회다. 하지만 거기서도 난 그룹 스테이지에서 제외되는 큰 실수를 했다. 젊은 선수들을 너무 많이 기용한 것이다. 다시는 그 따위 모험을 안 하겠다고 다짐했다.
글레이저 구단주는 대개의 경우 나를 지지해주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많은 클럽들이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해 감독을 자주 교체한다.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축구 매니지먼트는 결국 선수들에 대한 일이다. 감독들은 대부분 "내가 뛰면 너보다 더 잘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선수들 역시 "내가 감독하면 너보다 더 잘하겠다"고 생각한다.
새로 부임한 감독 99%는 살아남기 위해 이겨야겠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전 클럽에서 경험 많은 선수를 데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 선수보다 클럽 자체의 구조를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초(foundation)가 필요하다. 그 팀의 어린 선수들을 눈여겨보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 나이에 따라 선수는 세 부류가 있다. 30대 이상, 23~30세,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성장시키고 그 사이 조직화된 베테랑들의 수준에 단기간에 맞추는 게 내 아이디어다. 그동안 열심히 해준 선수를 내보내는 게 가장 힘들다.
주제(무리뉴)는 아주 지적이며 카리스마 넘치고 게다가 잘 생겼다. 나도 그가 가진 대부분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외모만큼은 아니다. '우린 이긴다' '난 스페셜 원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난 그 정도까지 얘기하지 못한다. 스코틀랜드 사람의 성격이랄까. 펩 (과르디올라) 역시 인상적인 사람이다. 그는 바르셀로나의 변화를 주도했다. 그들 모두 재능이 있지만 노력파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