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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지적입니다. 앞으로 이런 평가는 계속 있어야 돼요."
한 관계자는 이런 말도 했다. "순위보다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점수가 낮은 항목입니다. 무엇이 부족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보람을 느낀다. '발품'을 판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열이면 열,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 박한 평가를 받은 구단들이다. 특히 한 구단의 불만은 대단했다. "왜 평가가 이렇게 나왔나"를 넘어 '의도' 운운까지 했다. 그 말을 전해듣고 답답했다. 한심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때 최고 명문구단이란 소리를 들었던 팀이다. 한번 더 쓴소리를 해줬다. '그동안 한 일을 냉정히 돌아보라'는 의미였다. 그랬더니 주변에서 '삐딱'한 시선이 합세했다. 또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펼쳤다.
맞으면 당연히 아프다. 그렇다고 "왜 때리냐"며 항변할 때가 아니다. 느껴야 할 때다. 고쳐야 할 때다.
'의도'란 불만에 동조한 주변인에게도 말하고 싶다. 지금 그 팀에 필요한 건 편들기가 아니다. "제 네들이 너무 한거야. 그렇게까지 할 일이 아닌데. 괜찮아"라고 말할 때가 아니다. 냉정한 평가다. 무엇이 문제인지 돌아보게 해줘야 한다. 상황을 제대로 봤으면 한다.
그 팀에서는 객관성도 문제삼는다. 자 한번 말해보자. 이번 한시즌, 아니 그동안 몇시즌을 축구장에서 살았던 기자들이다. 구단사정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주변의 평가도 다 듣고 있다. 이것도 모자랄까봐 전문가의 의견도 물었다. 그들이 보는 시각도 거의 똑같았다. 잘못은 죄가 아니다. 반성하지 못하는 게 죄다. 고치지 못하는 게 죄다.
앞에서 한 구단관계자가 한 말을 다시 해보자. "무엇이 부족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거면 된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도 있다. 이건 다른 구단 관계자의 반응이다. "지금 잘했다는 평가도 좋지만, 한순간에 몰락하는 구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스포츠조선은 구단과 동반자 관계다. 헐뜯고 싸우는 사이가 아니다. 구단의 발전, 축구계의 발전, 모든 스포츠의 발전을 누구보다 바란다. 쓴소리가 당장은 거슬릴수 있다. 귀를 막고도 싶을 것이다. 애정이 있어서 하는 소리다. 쓴 약이 몸에 좋다.
세상은 변한다. 그것도 급변한다. 스포츠 세계도 마찬가지다. 환경은 변한다. 팬들도 변한다. 노력없이, 변화없이 명문구단을 만들기란 그래서 더 힘들다.
시즌이 끝났다. 이제 뒤를 돌아보고, 냉정히 평가를 할 때다. 더 나은 다음시즌을 위해서 말이다. 그 불만가득한 팀, 아니 모든 구단의 더 발전된 다음시즌을 기대해본다.
아 그리고, 스포츠조선의 평가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