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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김신욱(24·울산)은 '헤딩의 신'이 됐다.
김신욱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았다. 철저한 분석과 경험, 자신감으로 자신의 헤딩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김신욱의 놀라운 성장 뒤에는 또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었다. 지난시즌 한솥밥을 먹던 설기현(33·인천)의 조언이었다. 김신욱은 "기현이 형이 많이 도와주셨다. 기현이 형은 원톱 플레이를 마스터한 공격수였다. 공중볼 때 수비를 잘 등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현이 형이 '달려가면서 점프를 많이 하지 말아라. 낙하지점만 지키고 서 있으라'고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의 단점은 낙하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었다. 반쪽짜리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추락하던 자신의 가치를 설기현을 통해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김신욱은 지난달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설기현에게 한 통의 문자를 보냈다. '감사하다. 형을 닮고싶다.' 답장의 내용은 이랬다. '너의 플레이만 하면 세계 어느 선수도 헤딩에서 너를 이길 수가 없다.' 김신욱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일 수 있지만, 위치만 잘 잡으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을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마치면서부터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성장 동력은 자신의 채찍질이었다. 김신욱은 "올해는 대표팀에서 많이 배웠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좋아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를 부단히 채찍질했다. 올해 내 숙제를 조금씩 풀어가니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잘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열망도 도전 정신에서 비롯된다. 김신욱은 "내가 해외 무대로 나가고 싶은 이유는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군대 문제가 걸려있어 오래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일단 부딪혀보고 '힘들구나'라는 것을 느낀 뒤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싶다. 군입대를 앞두고 오는 것보다 체험을 해보고 성과를 낸 뒤 돌아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 그린 자신의 모습은 이동국(34·전북)과 같은 '롱런'하는 선수다. 김신욱은 "군입대 전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오래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이뤄놓아야 한다. 뛰는 양을 서서히 줄이면서도 이동국 선배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고야(일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