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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밝았다.
클럽월드컵 결승 무대는 유럽과 남미 팀들이 독식하고 있다. 2010년만 예외다. 아프리카 대표 마젬베(콩고)가 인터밀란(이탈리아)과 충돌했다. 결승에선 유럽의 강세가 이어졌다. 2007년부터 5년 연속 우승컵을 유럽 팀이 들어 올렸다.
울산의 목표는 1승이다. 꿈에 그리던 첼시와의 맞대결이 이뤄지기 위해선 몬테레이의 벽을 먼저 넘어야 한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몬테레이 선수들은 개인 기량이 뛰어나 돌파력이 좋고 공격 속도가 뛰어나다"며 "공격과 수비의 균형이 잘 갖춰진데다 우리가 공을 빼앗긴 상황에서는 압박이 굉장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 내심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서로가 잘 알고 있지만 축구는 발로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전체적인 컨디션과 11명이 움직여줄 수 있는 조직력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가 항상 상대를 분석하고도 의외성이 많기 때문에 승리하기 힘든 게 축구다. 우리 나름대로도 분석했지만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정확성을 기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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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여러가지 이점을 안고 몬테레이와 충돌한다. 울산에는 유독 일본 J-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다. 주장 곽태휘(교토상가·2009~2010년)를 비롯해 이 호(오미야·2010년) 이근호(주빌로 이와타·2009~2010년, 감바 오사카·2010~2011년) 김승용(감바 오사카·2011년) 이승렬(감바 오사카·2012년) 마라냥(반포레 고후·2008~2010년, 도쿄 베르디·2011년) 하피냐(후쿠오카·2007년, 감바 오사카·2011~2012년) 등 무려 7명이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바 있다. 대회가 열리는 무대는 7명에게 익숙한 일본이다. 구단 관계자는 "확실히 J-리거 출신들에게 여유가 느껴진다. 안방처럼 편안하게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근호는 동료들에게 몬테레전이 열릴 도요타 스타디움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김 감독도 J-리거들의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일본 J-리거 출신들에게) 낯선 곳이 아니다. 선수들이 처음 접했을 때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충분히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 안을 수 있는 이점은 또 있다. 시차 적응이 필요없다. 몬테레이, 유럽 대표 첼시(잉글랜드), 남미 대표 코린티안스(브라질) 등은 최소 9시간에서 15시간의 시차를 극복해야 한다. 음식 적응도 걱정없다. 호텔 음식이 제공되지만 한국에서 공수한 김치, 깻잎, 장조림, 볶음고추장 등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시아를 호령한 '철퇴축구'의 위력이 세계 무대서도 통할 수 있을까.
나고야(일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