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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우승컵을 들던 20일 밤 황선홍 포항 감독과 마주했다. 아직 우승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우승 하나로 그동안의 고생도 다 털어버렸다. 황 감독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다림의 미학
황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부산 시절 황 감독은 좋지 않은 소문에 시달렸다. 승부에 집착했다. 선수들과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황 감독도 알고 있었다. 그는 "부산에서는 막 감독을 맡은 상태였다. 젊었다. 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감정의 변화도 심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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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와의 경쟁?
이야기는 홍명보 감독으로 흘렀다. 둘은 숙명의 라이벌일 수 밖에 없었다. 현역 시절 공격과 수비의 대명사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을 함께 이끌었다. 감독이 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황 감독은 질 수 없다는 듯 FA컵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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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