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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욱일승천기가 등장했다. 스포츠에서도 한-일 감정은 팽팽했다. 결국 일본에 사과 이메일을 보낸 대한축구협회만 더 우스워진 '꼴'이 됐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하는 마음에 다시 한번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뜨거운 감자였던 욱일승천기도 눈에 띄였다. 예상대로였다. 일본 서포터스석 쪽에서 욱일승천기를 요란하게 흔드는 일부 팬들이 목격됐다. 정치적 퍼포먼스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지가 무색한 모습이었다. 일본 경찰이 경기장 입장부터 철저하게 소지품 검색을 하면서 만일에 일어날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려는 모습이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일장기와 자극적인 문구로 요란하게 치장한 검은색 밴을 몰고 확성기로 일본군가를 크게 틀어놓은 극우단체가 이따금 도로를 질주하기도 했다. '숙명의 라이벌' 간의 축구전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스포츠가 결코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 현장이었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